10월 12억2천만달러 기록
원자재값·유가 하락 영향 커
자동차·가전 등 수출은 급감
원자재값·유가 하락 영향 커
자동차·가전 등 수출은 급감
10월 무역수지가 12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5월 이후 다섯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품목별·지역별 수출 증가 폭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어, 앞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378억9천만달러, 수입은 366억7천만달러로 12억2천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10월까지 무역수지 누적적자는 134억5천만달러로 줄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0.0%로 간신히 두자릿수에 턱걸이했다. 이는 올해 1~9월의 증가율인 22.7%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수입도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12.0% 증가에 그쳐 그나마 소폭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11~12월에 40억달러 흑자를 내 올해 90억달러 안팎의 적자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간 무역수지 적자 90억달러는 1996년 20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12년 만의 최악 실적이다. 이윤호 장관은 지난 7월2일 ‘하반기 수출동향 점검회의’에서 연초에 제시한 130억달러 흑자 전망을 19억달러 적자로 크게 낮춘 뒤, 지난달 6일 국정감사에선 60억달러 적자로 전망치를 바꾼 바 있다.
무역수지 흑자 반전에도 수출의 질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앞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14.3%), 가전(-28.4%), 컴퓨터(-37.0%), 반도체(-26.4%) 등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자리 이상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에 비해 117.8%라는 큰 폭의 증가율을 보여 이번 무역수지 흑자에 크게 기여한 선박은 3~4년 전에 수주받은 것을 지난달에 인도한 것이다. 엄밀히 얘기하면 지난달에 새로 창출한 수출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집계한 중국(-1.8%)과 유럽연합(-8.2%)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윤상하 엘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진국 경기둔화의 여파가 10월부터 구체적으로 숫자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라며 “수출 둔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인 이재명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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