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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마음 연 소비 지갑도 연다

등록 2005-05-06 19:50수정 2005-05-06 19:50



3월 서비스업생산 1.6% 증가…9개월만에 최고

도·소매업도 증가세로 돌아서 내수 하반기 본격회복 가능성

경제의 발목을 잡은 내수 소비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소비 업종 전반에서 이런 기운이 고르게 나타나 하반기 본격적인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수출과 함께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내수는 소비와 투자(건설+설비)로 구성된다. 둘 중에서 더욱 민감한 것은 소비 동향이다. 내수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 동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통계청이 매달 내놓는 ‘서비스업 활동 동향’이다. 도·소매업을 비롯해 숙박·음식업, 운수업, 통신업, 부동산·임대업, 교육서비스업 등 서민들의 소비 생활과 밀접한 11개 서비스업종의 실제 소득(부가가치) 변화를 담고 있다.

■서비스업 소비 동향에 민감=서비스업의 업황은 지난해 7월부터 급격히 나빠졌다. 매달 벌어들이는 소득이 전년도 같은 달에도 못미치는 마이너스 성장이 11월까지 5개월이나 이어졌다. 그만큼 사람들의 소비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12월~1월 소폭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소비 회복 기대감을 키웠으나, 2월에 다시 감소세(-0.5%)로 바뀌면서 기대감은 약화됐다. 다만 설 연휴의 영향을 받는 1~2월의 실적을 평균하면 미미하나마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런데 3월 서비스업의 소득 증가율이 1.6%로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비 회복 기대감은 공고해졌다. 전문가들은 한달 만에 확연한 증가세로 돌아섰고, 증가폭도 예상치보다 훨씬 크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소비의 27%를 차지하는 도·소매업이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11개 업종 가운데 교육서비스업과 오락·문화서비스업을 제외한 9개 업종이 고르게 증가세를 보인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통신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유무선 및 부가 통신을 포괄하는 전기통신업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상승률이 1월(5.5%), 2월(1.2%)을 훨씬 뛰어넘어 8.5%에 이르렀다. 항공운송업은 1, 2월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3월 2.2% 증가로 돌아섰다. 소비자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산업용 기계장비 임대업도 1월(-3.6%), 2월(2.6%)에 비해 훨씬 높은 9.1%의 증가율을 보였다.


■4월도 내수 회복세 지속=신민영 엘지경제연구원 경제분석팀장은 “3월 증가율을 1% 정도로 봤는데 예상치를 넘는 실적을 기록해 기대 이상”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내수 소비가 2분기 중에 바닥을 탈출해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수 회복세는 4월에도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 지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4월 신용카드 사용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3%나 늘어 3월 증가율 17.3%를 넘어섰다.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도 3월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자동차 내수 판매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은 이러한 경제동향 자료 ‘그린북’과 ‘3월 서비스업활동동향’을 6일 내놓았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유통
백화점·할인점 “잘 팔려요”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은 설연휴 차이로 1월 매출 신장률이 차이가 생긴 것말고는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1분기에 이어 4월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9%, 4.1%, 2.3%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분기 누계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했다”며 “4월 매출호조는 봄세일이 끝난 뒤에도 캐주얼 의류와 여름상품 등 판매가 꾸준히 계속된 게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할인점도 마찬가지로 호조세를 보였다. 롯데마트는 3월에 전년 대비 5.1% 성장한 데 이어 4월엔 전년 대비 6.9% 성장세를 보였다.

인터넷 쇼핑몰 업계 1위인 인터파크는 올 1분기에 판매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4%나 성장세를 보이며 ‘껑충’ 성장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1분기 판매총액이 2028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57억원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음식료·숙박
가공식품 구매늘고 여행 급증

식음료 업계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썩 좋지 않았으나, 가공식품군의 성장세 등을 청신호로 보고 있다. 씨제이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 가공식품 부문이 7.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가공식품은 식자재 부문과 달리 일반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상품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과업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제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는 올 1분기 실적이 전년과 비교해 1% 안팎의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경기 흐름에 둔한 업종인 만큼 회복세도 바로 나타나지는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4월 매출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약간 줄거나 비슷한 양상이다.

경기를 심하게 타는 여행업계는 이미 호황에 접어들었다. 업계 매출 1위인 하나투어는 올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28.5%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도 1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엔 34.7%가 늘어 성장폭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5월 예약상황도 좋아 7~8월 성수기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사용액 ‘가속’ 연체율 ‘감속’

국내 23개 신용카드 업체들이 집계한 지난 4월 국내 신용판매 이용액은 15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3%가 증가했다. 이는 두자릿수 성장을 회복했던 3월의 증가폭(17.3%)을 앞지른 수치다. 금액만 보면 전달보다 2천억원 정도가 줄었지만, 4월의 영업일수가 하루 적고 개학기인 3월의 계절적 요인 등을 감안하면 금액 감소폭은 오히려 예상보다 미미한 수준이라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호전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고, 4월에도 계속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6개 전업카드사의 실질 연체율(대환대출 포함)도 올 들어 모두 낮아져 소비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연말 23%에서 3월 말 22%대로 개선됐고 엘지카드도 17.24%에서 11.15%로 낮아졌다. 비씨·현대·신한·롯데카드도 연체율이 모두 떨어졌다. 지난 3월 순손실을 기록했던 삼성카드는 4월에는 170억원 정도의 흑자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신
전화·인터넷 “새고객 꾸준”

통신서비스 부문의 경우, 시내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동전화 부가서비스와 시내전화 지능망 서비스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음성통화 매출은 줄어, 통신업서비스업체들의 매출 증가세는 미미하다.

시내전화의 경우 월별 가입자 순증치가 1월 8060명에서 2월에는 1만7971명으로 늘었고, 3월에는 3만1227명으로 증가폭이 더 커졌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순증치도 1월 2만3599명에서 2월 5만5801명으로, 3월에는 8만5997명으로 급증했다. 이동전화와 무선인터넷 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동전화 가입자는 1월 11만8970명 늘었고, 2월에는 21만6831명, 3월에는 18만4751명 순증했다. 무선인터넷 이용자는 1월에는 30만3538명, 2월에는 22만7993명, 3월에는 21만9728명 순증했다.

가입자별 매출도 소폭이나마 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이동전화의 경우, 가입자당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월에는 7.4% 늘었고, 2월에는 5.5% 줄었다가 3월에는 다시 4% 증가했다. 가입자당 매출은 이동전화 부가서비스인 문자메시지 및 무선인터넷 이용 확대로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내전화의 가입자당 매출도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로 거는(엘엠) 통화, 전국대표번호 같은 지능망 서비스 이용 증가로 늘고 있다.

자동차
기름값 부담 넉달치판매 ‘후진’

자동차와 같은 고가의 내구소비재에는 아직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집계를 보면, 4월 자동차 내수판매량은 9만4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 넘게 줄었다. 올 들어 차 내수판매는 1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5%의 반짝 회복세를 보였을 뿐, 2월(-20%)과 3월(0%)에 이어 부진세가 계속됐다. 이에 따라 1~4월 누적 판매도 6% 가까이 뒷걸음쳤다.

그러나 지난달 영업일수를 감안한 하루 평균 판매대수는 3759대로 3월의 3565대보다 5.4% 늘어나 전달에 견줘서는 약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새 차 위주로 점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으나 기름값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과 앞으로 출시될 새 차들의 대기수요까지 생기면서 4월 판매량이 준 것”으로 분석했다.

승용차 시장에서는 신형 마티즈와 프라이드 같은 경·소형차 판매가 두드러졌다. 지난해에 비해 10~20%씩 늘었다. 지엠대우 관계자는 “기름값을 아끼려는 운전자들의 실속구매 경향 덕분”이라고 말했다. 중형차도 쏘나타와 뉴에스엠5 등 새로 출시된 모델에 힘입어 판매량이 30%나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는 경유값과 7~10인승 자동차세 인상 여파로 스포츠실용차(SUV) 판매가 40% 가까이 급감해 판매 위축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섭 정보통신 전문기자, 박순빈 홍대선 함석진 정세라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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