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 LCD TV 주요업체 누적 판매량
3분기 LCD TV 판매 500만대 돌파 1위 독주
휴대전화 북미·유럽 등 3개시장 점유율 20%
휴대전화 북미·유럽 등 3개시장 점유율 20%
경기침체 속 삼성전자의 영토확장 전략이 순항할까.
삼성전자가 휴대전화·티브이의 시장점유율 확대정책을 공공연히 밝히는 가운데, 최근 나온 수치는 일단 긍정적이다.
18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세계시장에서 엘시디 티브이 539만대를 팔아치워 1위 자리를 달렸다. 시장점유율은 20.2%로 소니 370만대(13.8%), 샤프 273만대(10.2%) 엘지전자 248만대(9.3%)와 격차를 더 벌였다. 한 분기 500만대 이상을 넘어선 것은 업계 사상 처음이다. 또 올해 누적 대수도 1436만대를 기록해, 올해 목표 2천만대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브이 전체로도 수량 기준(16.7%)과 금액 기준(22.5%) 모두 1위 자리를 굳혔다.
휴대전화는 최근 발표된 시장 조사기관 SA의 발표에서, 3분기 최대 전쟁터인 북미시장에서 모토롤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데 힘입어 북미, 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3개 시장에서 동시에 점유율 20%를 돌파하는 ‘트리플 20’ 기록을 첫 달성했다. 아직 전체시장은 38.9%(3분기)인 노키아에 비해 뒤처지는 2위(17.1%)지만, 노키아의 아성이 막강했던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20%대의 벽을 넘게 된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환율 효과로 일본 업체들이 고전하는 틈을 타, 삼성은 강력한 시장점유율 확대 정책에 나서고 있다.
티브이의 경우 3년 연속 1위 자리를 굳힌 뒤 ‘업체들의 꿈’인 30%대 점유율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티브이와 연결된 블루레이·홈시어터·캠코더 등이 큰 시너지효과를 내고, 엘시디도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게 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최근 유럽에서 필립스를 제치고 홈시어터 1위를 차지한 것도 티브이와 묶음판매 효과가 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강공은 압도적 1위 업체가 갖는 이점 때문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팀장은 “점유율 30%대의 삼성 반도체가 홀로 흑자고, 점유율 40% 가까운 노키아가 20%대 영업이익을 내는데서 보듯이 일정 점유율 이상이면 가격협상력이나 부품 소싱 때 큰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드라이브는 단기적으론 수익 구조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정책 방향을 두고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브이에서도 1위 탈환을 위해 가격인하 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쳐온 소니가 영업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며 최근 북미시장에서 정책 전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엘지를 3분기에 4위로 밀어낸 샤프도 올해 가격인하를 대대적으로 펼치며 물량을 쏟아냈지만, 샤프 티브이에 공급되는 샤프의 엘시디가 12월부터 10% 감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3분기에 디지털미디어총괄이 소폭이긴 하지만 영업이익 쪽에서 적자를 낸 상황이다. 평소엔 1분기의 2배까지 팔렸던 4분기 티브이 판매가 예전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도 경기침체가 몰려오는 상황이다.
휴대전화의 경우 시장확대를 위해 저가제품들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삼성전자가 공공연히 수익률은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대대적으로 협력업체들의 납품단가 인하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휴대전화의 경우 시장확대를 위해 저가제품들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삼성전자가 공공연히 수익률은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대대적으로 협력업체들의 납품단가 인하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