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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 경제 ‘소비급랭’ 디플레이션 공포 휩싸여

등록 2008-11-20 18:52수정 2008-11-21 01:10

[실물·금융불안 ‘악순환’]
인플레 우려 3개월만에 가격하락
10월 소비자물가 1%↓ 61년만에 최대폭 하락
경기후퇴 가속화 우려…“공황 닥치나” 불안 번져

디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3개월 남짓 만에 디플레이션 공포로 바뀐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1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고 미국 노동부가 1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지갑이 얇아진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생산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는 디플레이션은 경기후퇴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1% 하락했다. 8.6% 급락한 에너지 가격이 이런 흐름을 주도했으나,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198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0.1%)를 기록했다. <뉴욕 타임스>는 “기록적인 물가 하락은 발버둥치고 있는 경제가 하강을 계속할 것이란 또다른 신호”라며 “디플레이션이란 악령을 일으켜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19일 다우지수는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5.07% 하락해, 다시 8천선 아래로 떨어졌다. 시가 총액도 올해 들어 약 40%가 증발해, 주가는 2003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인사이트의 수석 경제분석가인 나리만 베흐라베시는 <뉴욕 타임스>에 “어느 순간 갑자기 구매력이 사라졌다”며 “모든 상품 판매에서 가격 할인이 미친 듯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정책도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 전망이다. 지난여름 국제유가가 배럴당 147달러를 넘어섰을 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최우선 정책과제는 인플레이션 억제였다. 도널드 콘 연준 부의장은 19일 “네댓 달 전 위험이 무엇이었는지와 상관없이, 지금 디플레이션의 위험이 비록 작지만 점점 커지고 있다”며, 디플레이션 확산을 경계했다. 20일 미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 2003년 수준으로  /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5년 만에 최저치인 8천선으로 떨어진 19일, 뉴욕 증권거래소 객장에서 한 중개인이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다.  뉴욕/AFP 연합
다우지수 2003년 수준으로 /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5년 만에 최저치인 8천선으로 떨어진 19일, 뉴욕 증권거래소 객장에서 한 중개인이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다. 뉴욕/AFP 연합

이 때문에 연준이 현행 1%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디플레이션 위험은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 의회에 재정지출 확대 계획을 서두르도록 압박할 것”이라며 “연준도 가계와 기업의 위축된 수요를 부양할 금리인하와 같은 조처들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주 실업수당 청구가 16년 만에 최고치인 54만2천건으로 불어나자, 조지 부시 대통령도 태도를 바꿔 실업자 혜택을 확대하는 법안에 사인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20일 전했다.

연준은 올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애초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0~0.3%, 내년 성장률은 -0.2~-1.1%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디플레이션은 자칫 허약해진 미국 경제를 공황에 빠뜨릴 수 있다. 주식과 주택 가격 하락으로 촉발된 1929년 대공황은 디플레이션으로 이후 4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24%나 하락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경제가 지난 반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가격 하락(디플레이션)에 직면했다”며 “현실이 된 디플레이션은 앞으로 금융시장의 커다란 위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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