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UBS증권, 내년 성장률 -3% 전망
강만수 장관도 2%대로 낮춰잡아
강만수 장관도 2%대로 낮춰잡아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낮춰지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애초 4%로 예상했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21일 밝혔다. 외국계 분석기관 가운데서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이 어떻게 나올 것 같으냐”는 김광림 의원(한나라당)의 질문에 “여러 상황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 우리 경제가 2% 중·후반의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0월31일 수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예산지출을 10조원 늘리는 등 정책수단을 동원하면 성장률을 4%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채 한 달도 안 돼 전망치를 크게 낮춘 것이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은 지난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3.3%가 국내 주요 분석기관들 가운데 가장 낮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2.2%,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은 1.4%로 전망하는 등 외국계는 훨씬 낮게 보고 있다. 씨티그룹이 지난달 27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2.2%로 낮추는 등 외국계 분석기관들은 최근 성장률 전망을 앞다퉈 낮추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시장인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훨씬 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탓이 크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도 하락하는 현상)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몇 해 동안 크게 오른 주택가격 및 급증한 민간부문 부채 탓에 한국 경제가 신용거품 붕괴의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날 스위스계 투자은행 유비에스(UBS)증권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3%로 떨어질 것”이라며 “성장률이 외환위기 때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비에스의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인 덩컨 울드리지는 이날 보고서에서 “정책 당국의 시도에도 한국의 신용 거품이 터지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여러 지표들은 1990년대 초반 일본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유비에스증권의 최근 3년간(05~07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실적치에 견줘 1%포인트 안팎 낮았다”고 밝혔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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