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3분기GDP 0.5%↑”
“복지확충”목소리커져
“복지확충”목소리커져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5% 성장에 그쳤다. 성장세는 3분기째 둔화했다. 그래도 아직은 플러스다. 하지만 10월과 11월 경제지표를 보면, 4분기에는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내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에 견줘본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접어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언제 바닥에 이를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직 멀리 있다는 얘기다.
■ 4분기엔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할 수도 미국발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주기 시작한 게 10월이다. 10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2.3%(조업일수 적용 1.8%) 감소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0.5% 감소했다. 소비재 판매액은 1.4%, 설비투자(추계)는 7.7% 줄었다.
그래도 10월까지는 수출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수출액은 374억달러로 지난해 10월보다 8.5% 많았다. 하지만 11월 들어서는 지난해보다 수출이 18.3%나 급감했다. 엘지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이대로 가면 4분기에는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내년 상반기까진 계속 나빠진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총지출을 10조원 늘리는 수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년 성장률 목표를 4%로 밝혔다. 그런 정부도 성장률 전망을 계속 낮춰잡고 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답변에서 2%대 성장에 머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이들은 우리 경제가 내년에 연간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스위스계 유비에스(UBS)증권은 내년 성장률을 -3%로 예상했다. 최근 삼성증권도 -0.2%로 전망해 국내 분석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 전망에 합류했다. 곧 내년 경제 전망을 수정할 엘지경제연구원도 상반기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연간 성장률을 1% 밑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에 조금 풀린다고 해도 상반기엔 지금보다 훨씬 어렵다는 얘기다. 노대래 재정부 차관보도 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올해 1분기에 성장률이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적으로 내년 1분기에는 (성장률이) 낮을 듯하다”며,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 서민 고통 덜어줄 재정배분 필요 선진국 경제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홀로 성장률 수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정책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외환 수급이 불안정하고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 무리하게 부양책을 펴는 것은 위험한 국면이다.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경기 악순환의 골이 깊지 않게 하고, 국민의 생계 기반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정부는 사회기반시설(SOC) 투자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내년 경기 상황에 대처하겠다는 쪽이다. 이는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을 덜어주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국회 예산정책처는 건설투자를 갑작스레 늘리는 것은 비효율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계한다. 고용 증진과 서민 생활 안정, 내수 진작에 효과가 훨씬 큰 것은 교육 및 사회복지 서비스 확충이다. 경제 전망이 나빠질수록 이들 분야에 재정지출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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