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가·성장률 더 낮게 잡아 흑자 2배
‘100억달러 대 220억달러’
내년 외화 수급과 환율 안정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경상수지에 대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재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2009년 경제운용방향’에서 내년 수출이 올해 수준에 머물겠지만, 내수부진과 유가하락으로 수입이 더 크게 위축돼 상품수지는 2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상품외 수지에서는 서비스 수지가 올해보다 소폭 개선돼 적자폭이 10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상품수지와 상품 외 수지를 합친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100억달러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 ‘2009년 경제전망’에서는 경상수지 전망치가 무려 220억달러 흑자로 제시됐다. 상품 외 수지는 재정부와 똑같이 100억달러 적자로 예상했지만,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67억달러에서 내년에 320억달러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결국 상품수지에 대한 전망 차이로 한은의 경상수지 전망치는 재정부보다 두배 이상 많다.
그렇다면 경상수지 흑자폭은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전제한 유가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한은과 다르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도 크게 차이가 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내년 두바이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안팎으로 내다봤고, 한은은 55달러로 예상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수입액이 줄어들게 돼 경상수지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내년 수입이 올해에 견줘 12.9% 줄 것으로 내다봤고, 재정부는 5%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친다. 재정부 관계자는 “재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로 제시했고, 한은은 2%로 전망했다”며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면 수입도 늘기 때문에 한은보다 상품수지 흑자폭을 작게 잡았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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