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 대기업 중 40% “수입가격 낮췄다” 답해
엔화 강세가 계속되자 한국 제품을 수입하는 일본 대기업의 가격인하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엔화 강세의 반사이익이 기대됐던 대일 수출 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코트라가 한국제품 수입 규모가 큰 일본 39개 대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40%인 15개사가 최근 환율 변동으로 ‘한국 제품의 수입가격을 낮췄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24개사도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가격인하를 요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일본 기업들의 가격인하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배전 관련 기자재를 수입 중인 일본의 최대 전력회사 도쿄전력은 최근 한국 기업에 20%의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100엔당 800원대였던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현재 두배 가량 오른 1500원대 안팎에서 시세를 형성하며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엔고 현상이 계속돼 한국 제품 수입가격이 하락하면 한국 제품 수입을 확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21개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해 비해 18개사는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수입을 줄일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수입 확대 의사가 없다고 밝힌 기업들은 일본 내수시장 위축과 엔고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들었다.
엔고 현상이 우리나라 수출에 마냥 유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