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두산 주류사업 인수가 유력시되고 있다.
21일 주류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두산그룹의 주류사업 부문인 두산 주류 비지(BG) 매각입찰에 참여한 롯데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마감한 두산 주류 비지 매각입찰에는 롯데그룹과 제이피모건 계열의 시시엠피(CCMP) 등 7개 사모펀드(PEF)가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입찰 마감 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한 롯데 쪽의 탈락설이 흘러나왔으나, 다른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 사장은 지난 19일 “두산 주류 인수전에서 롯데 탈락설이 돌고 있다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최종 선정은 인수금액뿐 아니라 퇴직급여 충당금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되면 계열사 중에서 롯데칠성음료에 주류사업을 맡길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이미 위스키 ‘스카치블루’, 증류주 ‘천인지오’를 비롯해 와인, 전통주 등 다양한 주류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두산 주류사업을 인수하고, 매각설이 나도는 오비맥주까지 인수하면 종합 주류회사로 위상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롯데가 두산 주류 비지 인수에 성공하고 오비맥주까지 인수할 경우,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그룹은 상대적으로 수세적인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산 주류 비지는 ‘처음처럼’ ‘산’ ‘그린’ 등 소주 브랜드와 전통주 ‘국향’ ‘군주’, 와인 ‘마주앙’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처음처럼’은 소주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롯데 쪽은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는 결과를 통보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두산 쪽도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이르면 22일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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