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사장님, 우리마을에 오셨네
CEO들 연말 이웃돕기 유형도 가지각색
근로형 | 노인 돌보고 현장 찾아가 일하고
인연지속형 | 결연시설 등서 지속적 방문봉사
조직형 | 사회봉사단 만들어 일제히 ‘출동’
기금모금형 |직원모금이나 기부행사로 ‘성금’
묵묵지원형 | 공개적 활동 대신 복지지원사업 몇달 전 있었던 신입사원과의 대화 자리에서 한 신입사원이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사회봉사활동을 자주 하시는데 쇼 아닙니까?” 최 회장은 웃으며 말했다. “나도 그런 얘기 듣습니다. 하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나은 것 아닌가요? 내가 하는 게 비춰져 다른 사람도 하고 직원들도 할 수 있다면 쇼라고 해도 계속 할 겁니다.”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 기부금을 내는 데 그치던 이전 사장님들과 달리, 요즘엔 사장단은 물론 최 회장처럼 오너까지도 직접 땀흘리는 봉사에 나서는 모습이 부쩍 늘었다. 깜짝 이벤트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런 봉사활동은 기업내 임직원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다. 에스케이의 한 직원은 “처음엔 의무같기도 했지만, 정말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점도 많고 또 직원들 가운데는 이를 계기로 지속적인 봉사활동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최근 몇년사이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축적되며 기업이나 사장의 특성에 따라 연말 봉사형태도 다양해졌다. 먼저 직접 노동에 참여하는 근로형이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경기 고양시의 장애인 재활센터인 위캔에서 근로자로 일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사랑의 과자’를 만들었다. 위캔은 “단순한 물직적 후원보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라”는 현 회장의 뜻에 따라 찾은 사회적 기업. 직접 땀방울이 송송 맺히도록 쿠키를 반죽하던 현 회장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미래의 꿈을 꾸며 열심히 일하고 밝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힘도 얻었다”고 말했다. 현대 쪽은 위캔의 과자 판매를 각 계열사를 통해 도울 계획도 세웠다. 올해 들어 직접봉사가 부쩍 는 김승연 한화 회장도 빼놓을 수가 없다. 김 회장은 폭행 사건으로 음성 꽃동네에서 사회봉사 200시간을 채울 때도 환한 얼굴로 노인들의 병수발을 극진하게 했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홀어머니와 지내 회장님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봉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날과 추석에도 직접 봉사활동을 펼친 김 회장은 올 연말 종로구의 독거노인을 방문할 땐 아들까지 데리고 나섰다. 인연지속형은 평소에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다. 아시아나항공 윤영두 사장이 지난 11일 찾아 김장을 담근 강서구 지온보육원은,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의 봉사 동아리가 매해 방문해 봉사를 하고 성금을 전달하던 곳이다.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한 중증장애인 시설을 가족과 친한 사람들 몇명만 데리고 방문해 목욕을 시키고 시내 나들이를 시켜준다. 중증장애아동 200여명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한사랑마을의 놀이터엔 신세계 임원들의 손길이 배어있다. 구학서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지난해 이곳 놀이터에 예쁜 그림을 직접 그려줬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몇차례씩 임원들이 이곳을 찾으며 구석구석 한사랑마을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게 됐다고 한다. 일사불란한 조직형은 삼성이 대명사다. 삼성은 2004년부터 12월이 되면 사장단이 일제히 하루를 잡아 쪽방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엔 한용외 사회봉사단 사장 등 계열사 23명 사장들과 임직원이 쌀 5만㎏과 김치·라면 등을 들고 전국 11개 지역 쪽방 주민 5700여명을 직접 찾았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3년째 동대문구 창신동의 쪽방촌을 찾으며 이곳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눌 정도가 됐다. 많은 기업들이 채택하는 기금모금형도 시이오들에 따라 특색이 있다. 웅진코웨이 홍준기 사장은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직접 계란빵을 만들어 우유와 함께 1년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직원들은 성금함에 모금을 하도록 한다. 웅진코웨이는 모금된 돈을 <한국방송>의 프로그램 ‘동행’에 전달했다. 씨제이홈쇼핑의 이해선 부사장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마케팅클럽에서 열린 기부파티에 자신의 소장품을 기증해 모인 성금을 다문화 가족과 아동을 위해 사용하도록 한국펄벅재단에 기부했다. 이처럼 최근엔 성금전달처가 다양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묵묵지원형도 많다. 대부분 오너들은 공개적인 봉사활동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음성꽃동네·태안 등에서 200시간의 봉사활동을 직접 펼친 뒤 사면을 받은 이후엔 재정적 출연만 하고 있다. 엘지는 계열사 시이오들의 공개적인 봉사 나서기는 삼가는 문화인데, 대신 복지재단을 통해 지원사업을 꾸준히 한다. 장애아동과 통합교육을 하는 보육원을 전국에 짓거나 청각장애 학교 컴퓨터실을 업그레이드 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주는 식이다. 대기업만큼 잘 드러나지도, 규모도 크지않지만 숨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중소기업인들도 적지않다. 사장님들의 봉사약속, 앞으로도 쭉~지켜지길.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산업팀 종합
인연지속형 | 결연시설 등서 지속적 방문봉사
조직형 | 사회봉사단 만들어 일제히 ‘출동’
기금모금형 |직원모금이나 기부행사로 ‘성금’
묵묵지원형 | 공개적 활동 대신 복지지원사업 몇달 전 있었던 신입사원과의 대화 자리에서 한 신입사원이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사회봉사활동을 자주 하시는데 쇼 아닙니까?” 최 회장은 웃으며 말했다. “나도 그런 얘기 듣습니다. 하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나은 것 아닌가요? 내가 하는 게 비춰져 다른 사람도 하고 직원들도 할 수 있다면 쇼라고 해도 계속 할 겁니다.”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 기부금을 내는 데 그치던 이전 사장님들과 달리, 요즘엔 사장단은 물론 최 회장처럼 오너까지도 직접 땀흘리는 봉사에 나서는 모습이 부쩍 늘었다. 깜짝 이벤트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런 봉사활동은 기업내 임직원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다. 에스케이의 한 직원은 “처음엔 의무같기도 했지만, 정말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점도 많고 또 직원들 가운데는 이를 계기로 지속적인 봉사활동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최근 몇년사이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축적되며 기업이나 사장의 특성에 따라 연말 봉사형태도 다양해졌다. 먼저 직접 노동에 참여하는 근로형이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경기 고양시의 장애인 재활센터인 위캔에서 근로자로 일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사랑의 과자’를 만들었다. 위캔은 “단순한 물직적 후원보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라”는 현 회장의 뜻에 따라 찾은 사회적 기업. 직접 땀방울이 송송 맺히도록 쿠키를 반죽하던 현 회장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미래의 꿈을 꾸며 열심히 일하고 밝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힘도 얻었다”고 말했다. 현대 쪽은 위캔의 과자 판매를 각 계열사를 통해 도울 계획도 세웠다. 올해 들어 직접봉사가 부쩍 는 김승연 한화 회장도 빼놓을 수가 없다. 김 회장은 폭행 사건으로 음성 꽃동네에서 사회봉사 200시간을 채울 때도 환한 얼굴로 노인들의 병수발을 극진하게 했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홀어머니와 지내 회장님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봉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날과 추석에도 직접 봉사활동을 펼친 김 회장은 올 연말 종로구의 독거노인을 방문할 땐 아들까지 데리고 나섰다. 인연지속형은 평소에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다. 아시아나항공 윤영두 사장이 지난 11일 찾아 김장을 담근 강서구 지온보육원은,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의 봉사 동아리가 매해 방문해 봉사를 하고 성금을 전달하던 곳이다.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한 중증장애인 시설을 가족과 친한 사람들 몇명만 데리고 방문해 목욕을 시키고 시내 나들이를 시켜준다. 중증장애아동 200여명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한사랑마을의 놀이터엔 신세계 임원들의 손길이 배어있다. 구학서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지난해 이곳 놀이터에 예쁜 그림을 직접 그려줬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몇차례씩 임원들이 이곳을 찾으며 구석구석 한사랑마을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게 됐다고 한다. 일사불란한 조직형은 삼성이 대명사다. 삼성은 2004년부터 12월이 되면 사장단이 일제히 하루를 잡아 쪽방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엔 한용외 사회봉사단 사장 등 계열사 23명 사장들과 임직원이 쌀 5만㎏과 김치·라면 등을 들고 전국 11개 지역 쪽방 주민 5700여명을 직접 찾았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3년째 동대문구 창신동의 쪽방촌을 찾으며 이곳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눌 정도가 됐다. 많은 기업들이 채택하는 기금모금형도 시이오들에 따라 특색이 있다. 웅진코웨이 홍준기 사장은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직접 계란빵을 만들어 우유와 함께 1년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직원들은 성금함에 모금을 하도록 한다. 웅진코웨이는 모금된 돈을 <한국방송>의 프로그램 ‘동행’에 전달했다. 씨제이홈쇼핑의 이해선 부사장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마케팅클럽에서 열린 기부파티에 자신의 소장품을 기증해 모인 성금을 다문화 가족과 아동을 위해 사용하도록 한국펄벅재단에 기부했다. 이처럼 최근엔 성금전달처가 다양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묵묵지원형도 많다. 대부분 오너들은 공개적인 봉사활동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음성꽃동네·태안 등에서 200시간의 봉사활동을 직접 펼친 뒤 사면을 받은 이후엔 재정적 출연만 하고 있다. 엘지는 계열사 시이오들의 공개적인 봉사 나서기는 삼가는 문화인데, 대신 복지재단을 통해 지원사업을 꾸준히 한다. 장애아동과 통합교육을 하는 보육원을 전국에 짓거나 청각장애 학교 컴퓨터실을 업그레이드 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주는 식이다. 대기업만큼 잘 드러나지도, 규모도 크지않지만 숨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중소기업인들도 적지않다. 사장님들의 봉사약속, 앞으로도 쭉~지켜지길.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산업팀 종합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