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분석기관 2009년 경제전망
엘지경제연 “1.8%”…분석기관들 전망치 속속 낮춰
미 주택값 하락세·금융부실 확산 등 추가하향 요인
미 주택값 하락세·금융부실 확산 등 추가하향 요인
주요 경제분석 기관들의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1%대 후반으로 수렴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 한국경제 전망의 전제인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새로운 분석이 나올 때마다 자꾸 떨어지고 있어, 한국경제 전망도 앞으로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엘지(LG)경제연구원은 24일 ‘2009년 한국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우리 경제가 1.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22일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1.7%로 전망한 데 이어, 국내 분석기관으로는 두 번째로 1%대 성장을 내다본 것이다. 두 연구소의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3%나,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발표한 2.0%보다 낮다. 반면, 골드만삭스 등 세계 7개 주요 투자은행들의 전망치 평균인 1.2%보다는 높다.
관심을 끄는 것은 국내 분석기관들이 전망의 전제로 삼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수치다.
금융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1.8% 성장한다고 전제했다. 엘지경제연구원은 1.6% 성장한다고 봤다. 두 기관의 세계 경제 성장률 수치는 앞서 한국은행이 전제로 삼은 1.9%보다 낮다. 세계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분석기관들이 전제로 삼는 1% 후반의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모두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점이다. 이 수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1월6일 발표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2.2%에서 경제상황 변화를 감안해 조금 깎은 것이다.
그러나 세계은행(WB)은 12월9일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크게 낮췄다. 세계 각국의 민간은행 및 투자회사들의 모임인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0.4%로까지 낮췄다. 금융위기의 뿌리가 된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고, 금융 부실도 커지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의 경우 3분기 국내총생산이 전분기에 견줘 0.5% 줄어,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3분기 이후 하강 속도가 가장 가팔랐다. 시장 조사기관 ‘매크로 이코노믹 어드바이저’는 미국 경제가 4분기 -6.5%, 내년 1분기엔 -4.2%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1월 중순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인 국제통화기금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임을 내비친 바 있다. 올리비에 블랑셔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3일 “제2의 대공황이 올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더 적극적인 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출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애초 24일 내년 경제전망을 수정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국제통화기금의 전망을 보고 이를 반영해 발표하겠다며, 1월16일께로 발표를 미뤘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애초 24일 내년 경제전망을 수정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국제통화기금의 전망을 보고 이를 반영해 발표하겠다며, 1월16일께로 발표를 미뤘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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