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98년 이후 최고
2008년 연평균 소비자 물가가 전년대비 4.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상승률 2.5%의 갑절에 육박한 것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의 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연평균 및 12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보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달과 보합세를 보이며, 전년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휘발유가 전년동월 대비 17.7%, 경유가 7.4% 떨어지는 등 석유제품 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환율 상승에 따른 여파로 공업제품이 4.9% 상승했고, 사립대 납입금(7.1%) 등 개인서비스 요금이 5.4% 올라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높였다.
7월에 5.9%까지 치솟았던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계속 낮아지며 12월 들어 4% 초반까지 떨어졌음에도 2008년 연평균 소비자 물가는 4.7% 올랐다. 7~9월 중 물가 상승률이 5.5%에 이르렀던 것이 연평균 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생활물가지수는 5.4% 올랐다.
2007년과 2008년의 소비자물가가 7.9% 오름에 따라, 한국은행은 2009년까지 3년간 연평균 상승률을 기준으로 중기 물가안정목표치(2.5~3.5%)를 지키려면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2.9%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
그러나 2009년에는 석유제품 유류세 한시면제 조처가 1월부터 해제되고, 할당관세율이 3월까지 순차적으로 되올라 석유제품 가격이 다시 오르게 된다. 또 정부가 인상을 억제해온 공공요금도 순차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월 ‘2009년 경제전망’에서 2009년 소비자 물가가 3.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3.1%, 엘지경제연구원은 2%대 초반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기관들은 2009년 연평균 국제유가를 배럴당 50달러(금융연구원)~55달러(한국은행)로 내다보고,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로 원-달러 환율을 꼽고 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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