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국계 투자은행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메릴린치 ‘-0.2’ 노무라 ‘-2’ 등 큰폭 하향
두달만에 3%p↓…한국도 곧 조정할 듯
두달만에 3%p↓…한국도 곧 조정할 듯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이 발표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0% 초반대로 낮아졌다. 두 달 전 이들 투자은행들의 전망치는 평균 3% 수준이었다.
12일 국제금융센터 등의 자료를 보면, 골드만삭스, 제이피(JP)모건, 모건스탠리, 씨티은행, 도이치뱅크 등 12개 외국계 투자은행이 최근까지 예측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0.38%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말 3.9%의 전망치를 제시했던 골드만삭스는 12월 말에 1.8% 낮췄고, 스탠더드차타드도 3.9%(10월 말)에서 1.4%(12월 말)로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유비에스(UBS)는 종전의 전망치인 -3.0%를 유지했고, 크레디트 스위스(-0.3%)와 메릴린치(-0.2%)도 마이너스 전망에 가세했다. 또 최근 에이치에스비시(HSBC)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0.6%로 내렸고, 일본의 노무라증권도 1.3%에서 -2%로 대폭 낮추는 등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점차 늘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경기 침체 속도와 시장의 우려를 그대로 반영해 상대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3.0% 안팎)와는 격차가 상당히 크다. 특히 국내 경제 성장의 전제가 되는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어 당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도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빠진다면 한국은 지난해 연말에 계획했던 것보다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고 연말에 세웠던 정부 목표(달성)도 다소나마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인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도 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단언할 수는 없지만,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은행의 잠정 집계 결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이 전기대비 마이너스 4~5%까지 추락할 정도로 경기침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한 한은은 오는 4월 경제전망에서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출 가능성이 크다.
한국개발원(KDI)은 이달 중순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 발표 이후에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공개할 예정인데, 지난해 11월의 전망치 3.3%보다는 크게 하향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엘지경제연구원(1.8%), 금융연구원(1.7%) 등 국내 민간연구소들은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1%대로 낮춘 상황이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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