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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차세대 10대 성장동력 - 이동통신·디지털콘텐츠

등록 2005-05-12 22:09수정 2005-05-12 22:09

■ 차세대 이동통신 _ “4세대 통신 앞장서라”

정보통신부는 최근 데이터를 초당 1억비트 이상 속도로 주고받을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5㎓ 이하 대역을 쓰는 방송중계 서비스 등을 다른 대역으로 옮기고, 30㎓ 이상 대역도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가 차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확보에 나서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차세대 이동통신은 ‘음성통화와 데이터통신 모두 인터넷 규약을 따르고, 이동하면서는 초당 1억비트(100Mbps), 정지상태에서는 초당 10억비트(1Gbps) 속도를 제공해야 한다’는 공감대만 형성돼 있을 뿐, 아직 표준화를 위한 국제기구조차 꾸려지지 않았다.

에스케이텔레콤 네트워크연구원 차세대기술개발팀 이동학(42) 박사는 이를 “정부가 2세대(셀룰러 및 피시에스)와 3세대(비동기 아이엠티-2000) 이동통신에서 쌓은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이동통신에서는 표준화 단계부터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차세대 이동통신은 나라마다 불리는 이름도 다를 정도로 설익었다. 기술 개발자와 정책 담당자 모두 2010년 이후 선보일 새 이동통신 서비스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이 박사는 “‘차세대 이동통신이 뭐냐?’고 물어보면, 우리나라와 일본 등 3세대 이동통신을 이미 상용화한 나라에서는 4세대라고 하고, 국제전기통신연합과 유럽 등은 ‘비욘드 아이엠티-2000’이라고 설명한다”고 전했다.

“지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차세대 이동통신이 뭐냐가 아니라, 정부가 실체도 없는 차세대 이동통신을 신성장동력 품목으로 고른 배경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고,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을 주도하지만 부가가치는 별로 없다.”

이동학 박사는 “2세대는 미국, 3세대는 유럽이 표준과 기술을 주도했다면, 차세대는 아시아,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표준과 기술을 주도해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게 정부와 업체들의 목표”라며 “다행히 한·중·일이 모두 공감하며 협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차세대 이동통신을 향한 국내 업체간 기술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머지않아 차세대 이동통신의 규격과 기술을 표준화하기 위한 국제기구가 만들어져, 표준을 정하게 될 것이다. 이 기구에서 정하는 표준에 따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지적재산권을 누가 많이 갖느냐가 판가름나는데, 표준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개념을 정확히 예측해 그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표준화 국제기구 안 꾸려져
한국서 주파수 확보 첫걸음
'망 넘나들기' 형태 될수도

이 박사는 “삼성전자, 엘지전자 같은 이동통신 장비업체는 물론이고,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도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나서고 있다”며 “재미있는 사실은 각 업체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개발과 관련된 것을 모두 극비사항으로 숨기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스케이텔레콤도 이미 200명 이상의 연구원을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쪽에 배치해, 밑그림을 그리고, 그것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는 일에 매달리게 하고 있다”며 “무선 접속방식의 표준을 둘러싼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에스케이텔레콤은 그 가운데 하나로 ‘버티칼 핸드오버’도 꼽고 있다”고 귀띔했다. 버티칼 핸드오버는 하나의 단말기로 통신이 연결된 상태에서 기능이 서로 다른 통신망을 옮겨다니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비동기 아이엠티-2000 이동통신을 통해 음성통화를 하다 서비스 지역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기존 이동전화로 연결돼 계속 통화하게 하는 서비스를 통해 부분적으로는 이미 구현됐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 디지털콘텐츠 _ “한류주역은 나, 디지털 액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나온 수많은 피난민들은 진짜 엑스트라였을까? ‘인어공주’의 전도연은 어떻게 한 화면에서 어머니와 딸로 동시에 나올 수 있었을까. 한국 영화를 보다가 컴퓨터그래픽의 흔적을 느꼈다면, 열의 아홉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트리)이 지원한 기술을 엿본 셈이다.

유·무선에서 서비스되는 영상과 게임, 교육, 모바일, 포털, 음악 등을 모두 일컫는 ‘디지털콘텐츠’는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분야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올해 디지털콘텐츠 시장규모가 국내 59억달러(약 5조9000억원), 세계적으로는 1512억달러(약 15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매년 20%의 성장을 거듭해 2008년에는 국내는 118억달러(약 11조8000억원), 세계적으로는 2537억달러(약 253조7000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에서 디지털콘텐츠 관련 기술을 개발하며 성장의 바닥을 다지는 일은 에트리 디지털콘텐츠연구단(디시연구단)의 몫이다. 이 작업의 책임자는 에트리 디시연구단의 이만재(57) 단장이다. 그는 컴퓨터프로그래머, 벤처사업가, 대학교수 등 다양한 길을 거쳐 지난 1월부터 에트리의 디시연구단장을 맡고 있다.

연구원 120여명, 8개 팀으로 구성된 디시연구단의 일은 다양하지만, 이 단장은 영화의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첫손에 꼽는다. 영화는 캐릭터 사업이나 게임, 애니메이션 제작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원소스 멀티유즈’ 분야다. 최근 세계적으로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영화가 주류를 이루면서, 에트리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타이타닉과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투모로우 등은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영화들입니다. 그동안은 미국의 몇몇 회사가 관련 기술을 독식했지만, 이제 한국영화에도 에트리의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적용돼 세계적인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영화에 볼거리가 많아지지 않았나요?” 이 단장은 특히 가상의 배우을 만드는 ‘디지털 액터’기술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한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실제 사람 대신 디지털액터를 이용해 위험한 장면 등을 찍을 수 있다. 또 지난해 말부터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소와 함께 물과 불, 연기 등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단장은 “반지의 제왕 못지않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내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콘텐츠 150조원 사장
'에트리' 기술로 업계 뒷받침
최근 '가상배우' 개발 박차

수많은 중소 게임업체들이 꿈을 키워나가도록 지원하는 것도 에트리의 몫이다. 이 단장은 “게임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엔진도 매우 중요한데, 대형 업체들은 게임엔진을 자체 개발할 수 있지만 작은 업체들은 힘에 부친다”며 “수입 엔진의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으로 엔진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모든 단말기에서 호환이 가능한 모바일게임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상현실은 에트리 디시연구단에서 작업하는 또 다른 기술이다. 컴퓨터로 만든 가상의 공간에서 시각·청각·촉각 등 인간의 오감을 이용해 실제처럼 느끼고 만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에트리에서는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지체 장애인들이 얼굴 근육만을 움직여 휠체어를 옮길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미래의 기술을 예측해 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이 단장은 “디지털콘텐츠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해낼 뿐만 아니라, 나라의 이미지와 문화까지 널리 알려내는 ‘브랜드 산업’”이라며 “‘영상과 게임 쪽에서는 한국이 최고’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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