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처음…무역도 80년만에 최대폭 감소 전망
세계은행이 8일 올해 세계경제가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세계무역도 80여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100여 개도국은 올해 최대 7천억달러의 자금이 부족해,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오는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릴 주요·신흥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앞서 내놓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위기 대응’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잠재 성장률보다 5%포인트 밑돌 것이라며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은행은 또 교역량 축소와 가격 하락,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세계 교역량이 8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교역량이 줄어든 것은 1982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은행의 이런 예상은 구체적 추정치를 담지는 않았지만,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이 60년 만에 최저수준이라고 전망한 올해 세계 성장률 0.5%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세계은행은 몇 주 안에 구체적인 보고서를 내놓는다.
보고서는 지난해 신흥시장의 자금 조달은 2007년의 절반인 4670억달러에 불과했고, 올해는 1650억달러로 더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도국 129개국 중 104개국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부족해 만기가 돌아오는 민간외채를 갚을 수 없을 것이며, 이 나라들에 자금 1조4천억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104개국 중 98개국은 약 2680억달러가 부족하며, 시장상황의 악화에 따라서는 최대 7천억달러의 자금부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성명을 통해 “이 나라들에 대한 지원은 세계은행 등 국제 금융기관의 능력을 벗어난다”며 “선진국들이 경기부양 자금의 0.7%를 적립해 이 나라들을 지원하는 ‘취약성 펀드’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