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가구’ 잘팔린다
경기침체로 가구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쓰고 버리는 저렴한 가구인 ‘패스트 퍼니처(fast furniture)’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은 9일 패스트 퍼니처로 분류할 수 있는 저렴한 소가구의 2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나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가구 전체의 판매량이 20% 가량 증가한 것에 견주면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패스트 퍼니처는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비싼 가구를 마련하기 어려워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자가 주택이 없는 자취생이나 신혼부부들이 짧은 시간 쓰고 버리기에 부담이 없어 패스트 퍼니처를 구입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지에스(GS)이숍은 옷장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조립식 행거가 하루에 500개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가구의 인기 색깔 또한 ‘경기침체형’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에는 광택이 나는 하이그로시 가구들이 인기였다면 올해에는 흰색이나 나무무늬 등 기본형 색깔이 잘 팔리고 있다. 하이그로시 수납장의 경우에는 5만원대 후반의 가격대이지만, 기본형 색깔은 3만원대로 가격이 2배 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옥션 쪽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구업체들이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옥션은 올해 들어서만 경기도 포천 지역의 가구업체 7곳이 자사 오픈마켓에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옥션 최재연 가구담당자는 “불황일수록 기본 색깔의 가구나 다용도 가구 등 가격 대비 효용이 큰 가구들이 인기”라며 “특히 짧은 시간 사용하고 버리는데 부담이 없어 자취생이나 싱글족 등의 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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