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고채 발행 물량이 크게 늘어나 시장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올해 조기상환용 국고채 발행을 애초 계획보다 9조3천억원어치 줄이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16조9천억원어치의 국고채를 발행해도 올해 전체 국고채 발행물량은 지난해보다 7조3천억원 증가에 그쳐 채권시장에 주는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는 추경 재원용 국고채는 주로 3년, 혹은 5년 만기짜리로 발행하기로 했다. 다만 풍부한 시중자금을 활용할 경우 조달비용이 절감될 수 있으므로 1년 만기짜리 단기 국고채 발행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국고채 이자가 시장의 금리수준을 반영하는 변동금리부 국고채 발행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금은 만기까지 잔존기간이 1년 미만인 국고채만 편입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가 만기 5년 이내인 국고채를 운용자산의 최대 5%까지 편입할 수 있게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을 고치기로 했다. 오래전 발행됐으나 잘 유통되지 않는 국고채는 차액만 정산하면서 새 국고채로 교환해줘, 국고채의 유동성도 높여주기로 했다.
삼성증권 최석원 채권운용팀장은 “조기상환용 국고채 발행을 줄인다고 해도 올해 순증발행 물량은 46조7천억원으로 변함이 없지만, 신규발행이 줄어들어 국고채 발행 때마다 금리가 크게 뛸 위험은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머니마켓펀드의 경우 증권 최소편입 비율이 40%로 곧 의무화되지만 이 비율을 밑도는 펀드가 거의 없는데다, 유동성이 떨어지는 5년만기 짜리 국고채를 부담을 각오하고 편입할 펀드매니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채권 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4.48%로 마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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