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총소득(GNI) 추이
2008년 1인당 국민소득, 다시 1만달러대 추락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달러 기준으로 살펴본 1인당 국민총소득도 지난해 1만달러대로 다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8 국민계정(잠정)’을 보면, 지난해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전년 대비)은 -0.8%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8.3%)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질 국민총소득이란 물가와 교역조건 등의 변화를 반영해 한 해 경제활동의 성적표를 보여주는 것으로, 실질 국민총소득이 줄어들면 그만큼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도 줄어들었음을 뜻한다. 달러로 환산한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은 1만9231달러로, 2007년(2만159달러) 처음 2만달러를 넘어선 뒤 1년 만에 다시 1만달러대로 내려앉았다. 98년에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아 7355달러까지 곤두박질쳤던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00년(1만841달러) 1만달러대에 다시 올라선 뒤 2007년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왔다.
경제성장률 감소세도 뚜렷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07년보다 2.2%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성장률은 2006년(5.2%)과 2007년(5.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98년(-6.9%)을 빼고는 지난 8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007년 5.1%에서 지난해엔 0.9%로 급락했고, 설비투자(-2.0%)와 건설투자(-2.1%)는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등 수입물가가 크게 오른 데 비해 수출물가는 그에 따라가지 못해 실질 국민총소득이 줄어들었다”며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다소 개선되는 등 경기가 차츰 회복 국면으로 넘어가고는 있으나 언제부터 좋아질 것이라 예단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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