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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명품시계엔 ‘침체의 시간’이 없나봐

등록 2009-04-09 19:08수정 2009-04-09 21:26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애비뉴엘의 명품 시계 편집매장 ‘이퀘이션 두 땅’에서 고객이 시계를 고르고 있다. 한국과 스위스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2006년 9월 이후 시계 수입에서 관세 부담이 많이 줄면서, 고가 명품 시계 수입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애비뉴엘의 명품 시계 편집매장 ‘이퀘이션 두 땅’에서 고객이 시계를 고르고 있다. 한국과 스위스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2006년 9월 이후 시계 수입에서 관세 부담이 많이 줄면서, 고가 명품 시계 수입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백화점들 올 1분기 매출 급성장
“종부세 환급받아 장만” 얘기도
“수천만원짜리 명품 시계도 가끔은 시간이 맞지 않습니다. 시간은 전자시계가 제일 정확하죠.”(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 박상옥 바이어)

단순히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는 용도라면 명품 시계는 제값을 못한다. 기계식 시계는 중력의 영향으로 하루에 몇 초씩 오차가 나기 마련이고 한 달이면 분 단위 조정이 필요한 일도 생긴다. 하지만 명품 시계 열기는 경기침체기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10일 새로 입점하는 오데마피게, 브레게 같은 세계적 명품 시계 브랜드와 함께, 기존 명품 시계 편집매장인 ‘빅벤’ 등 11개 매장을 한데 모아 ‘하이 주얼리&워치’를 선보인다. 시계 전문 또는 카르티에처럼 시계와 보석류를 함께 파는 브랜드들만 924㎡(280평) 규모의 지하 1층 공간에 묶었다. 올해 들어 빅벤 1분기 매출이 전년 보다 35% 뛰어오르는 등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데 따른 것이다.

명품 시계 메카인 롯데백화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롯데 25개 점포의 1분기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11%이고 서울 명동 본점은 17%이지만, 애비뉴엘을 중심으로 한 명품 시계는 매출 신장률이 28%에 이른다.

이런 바람을 몰아온 것은 2005년 초 문을 연 애비뉴엘로, 명품 시계 편집매장 ‘크로노다임’이 크게 성공하면서 붐이 일었다. 애비뉴엘 크로노다임은 롤렉스·바쉐론 콘스탄틴 등 9개 브랜드를 갖추고 월평균 15억원 매출을 올린다. 롯데 전체를 통틀어 20여개 명품 시계 브랜드가 월평균 35억원, 연간 500억원 상당을 팔고 있다.


명품시계엔 ‘침체의 시간’이 없나봐
명품시계엔 ‘침체의 시간’이 없나봐
시계값이 500만원을 넘어서면 비행기삯을 웃도는 관세와 특소세 때문에라도 홍콩 등 국외로 나가서 쇼핑하는 게 관행이었다. 고가 시계를 외국에서 산 뒤 몰래 들여오는 일이 흔했다. 하지만 크로노다임 안착 이후 이런 흐름은 바뀌기 시작했다. 롯데 쪽은 “외국 명품 브랜드를 설득해 외국 매장에서 사는 값에 비행기삯을 보탠 범위로 가격을 맞추는 편”이라며 “명품 시계 시장이 자리매김한 뒤엔 롤렉스와 반년간 협상해 6억8천만원짜리 시계를 들여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갤러리아·현대백화점도 2007년 명품 시계 편집매장을 잇달아 열었다. 애비뉴엘은 2007년 말 스와치그룹 초고가 브랜드들을 파는 ‘이퀘이션 두 땅’ 매장을 새로 추가한 상태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올해 경기침체가 짙어지면 국내 명품 시장도 어려워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으나, 애비뉴엘이 올 1분기 73%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시장은 오히려 달아오르고 있다.

와인이 처음엔 국내 최고경영자나 임원들을 중심으로 ‘와인을 모르면 망신당한다’는 전략을 구사한 뒤 대중화의 길을 걸었듯, 명품 시계도 비슷한 경로를 밟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씨제이의 한 임원은 “임원쯤 되고 나면 와이셔츠 밑으로 슬쩍 보이는 고급 시계 효과를 느끼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명품 활황세에는 엔화강세 특수와 함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환급 효과가 한몫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 강남지역 한 성형외과 의사는 “올 1분기에 성형외과와 피부과들도 상당한 특수를 누렸다”며 “지난 1월에 종부세를 환급받은 돈이 명품 가방이나 시계 하나를 장만하거나 평소 하고 싶던 성형 시술을 하는 데 맞춤한 돈이란 말도 오간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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