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합병(M&A)을 위한 주간사 선정 안건이 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매각 작업은 상당 기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1일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운영위원회가 ‘현대건설 출자전환 주식 공동매각 주간사 선정안’을 놓고 의견을 모은 결과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동의하지 않아 부결됐다”고 밝혔다.
주간사 선정안은 지난 14일 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라왔고, 20일 산업은행이 먼저 반대 의사를 표시한 데 이어 우리은행도 이날 반대 의견을 최종 전달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현대종합상사와 하이닉스의 매각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현대건설까지 매물로 내놓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2006년 5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했음에도 구 사주 문제로 주주은행 사이의 이견이 지속되면서 본격적으로 인수합병 작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지난해 초 채권단 사이에서 현대건설 매각 문제가 재논의되기도 했으나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먼저 추진하면서 후순위로 밀려났다.
운영위는 다만 현대건설 매각 제한 지분율을 종전 49.6%에서 35%로 줄이는 안에는 동의했다. 이에 따라 매각 제한에서 해제되는 14.6%는 채권은행들의 공동 결정에 따라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외환은행은 이달 말까지 9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를 통해 매각 제한 지분을 약 5514만주에서 3888만주로 줄이는 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매각 제한 지분을 줄이는 안건이 최종 결정될 경우 현대건설 인수합병 추진 때 잠재적 인수자들의 부담을 경감시켜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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