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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경기하락 일단 멈춤…정부사업 대거 돈 푼 덕

등록 2009-04-26 21:22수정 2009-04-26 21:23

전기대비 실질 경제성장률 추이
전기대비 실질 경제성장률 추이
[열려라 경제] 진단&전망 / 1분기 GDP 전기대비 0.1%↑
건설업 생산 6.1% 증가…나머진 0.4% 감소
수출·제조업 부진은 여전…본격 회복 일러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보다 0.1% 증가했다고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 견주면 4.3% 감소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견줘 미약하나마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경기 하강이 일단 멈췄음을 뜻한다. 지난해 4분기에는 국내총생산이 전기 보다 5.1%나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1분기에 전기대비 플러스 성장을 가능하게 한 동력이 무엇인지 따져 보면 경기가 본격 회복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분기의 플러스 성장이 정부의 공격적인 재정지출에 힘입은 건설업의 큰 폭 성장에 의존했다는 점 때문이다.

1분기 건설업 생산은 전분기에 견줘 무려 6.1%나 늘어났다.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1분기에 견줘서도 0.6% 많다. 국내총생산 비중이 6%인 건설업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1분기 국내총생산은 전분기 보다 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생산이 크게 증가한 것은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 덕분이다. 1분기 정부 소비지출이 전기 보다 3.6% 증가하고, 건설투자가 5.3%나 늘어난 것도 건설업 생산 증가와 같은 맥락에서 일어난 일이다.

기획재정부는 1분기 재정지출액(사업비 기준)이 83조7천억원으로 계획(76조원) 대비 110.1% 집행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지난해의 경우 주요사업비 지출액의 22.7%를 1분기에 집행했으나, 올해는 32.5%나 지출했다. 특히 사회기반시설(SOC)에 대한 투자지출은 15조3천억원으로 계획(10조7천억원) 대비 142.8%나 썼다. 1분기에 집행한 사회기반시설 투자액은 올해 사회기반시설 예산(42조9천억원)의 35.7%에 이른다. 실제로 지난 1~2월 건설기성액(경상가격)은 전년 동기 보다 5.6% 증가했는데, 민간부문이 4.8% 줄어드는 가운데 공공부문이 29%나 늘었고, 주택 부문은 7.1% 감소하는 가운데 토목 부문이 27.9%나 증가했다. 건설업 성장이 정부의 대규모 토목공사 발주에 따른 것임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 경제라는 자동차가 자체 엔진의 추진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부지출이라는 별도의 발전기 동력에 의해 살짝 전진했음을 뜻한다. 아직 언덕길을 오르고 있는 자동차는 발전기 동력이 약해지면 자칫 뒤로 미끄러질 위험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성장의 핵심 동력인 수출이 여전히 나쁘다. 지난해 4분기에 전기 보다 12.6%나 감소한 재화 수출은 1분기에도 전기 보다 3.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도 지난해 4분기의 11.6%에서 14.1%로 커졌다. 1분기 제조업 성장률이 -3.2%였던 것도 이런 수출 부진 탓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가 앞으로도 재정지출 확대 기조를 이어갈 계획인 만큼, 발전기 동력이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1분기에 재정을 공격적으로 앞당겨 지출했으므로 하반기에 재정의 구실이 줄어들 수는 있다. 추가경정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올해 정부지출 규모는 본예산보다 17조7천억원 늘어난다. 그렇다고 해도 올해 잔여 사업비 예산은 205조3천억원으로 분기당 70조원에 못미친다. 1분기의 지출액 110조1천억원보다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재정지출이 효과가 나는 데 시차가 있음을 고려하면, 재정지출이 조금 줄어든다고 해서 경기를 다시 후퇴시키는 정도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1분기에는 가계 실질 소비도 지난해 4분기보다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 전기 보다 4.8%나 감소했던 가계의 실질 소비지출이 1분기에는 전기 대비 0.5% 증가했다. 고용 부진으로 가계 소비가 위축될 위험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정책이 어느 정도 만회해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흐름 또한 앞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경기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결국 수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망은 좋지 않은 편이다.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경제지표들이 침체 속도가 둔화되고 몇 가지 안정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경제활동은 올해 말부터 다시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2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도 미국(0%), 유로(-0.4%), 일본(0.5%)의 경제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중국의 성장률도 올해 6.5%에서 내년 7.7%로 조금 나아지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가 회복 쪽으로 방향을 틀더라도 한동안은 그 속도가 아주 미약할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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