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까지 8%→20%
여성인력은 18.5%→30%
여성인력은 18.5%→30%
씨제이제일제당 정은혜(32) 과장은 다음주 둘째 출산을 앞뒀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회사 공식 출근시간인 오전 8시30분보다 한 시간 늦게 출근한다. 첫째를 봐주는 아이돌보미가 집으로 오는 시간을 맞추려고 ‘출산·육아 플렉서블 타임제’를 신청한 덕분이다. 씨제이그룹은 2007년 5월 이 제도를 도입해 임신 시점부터 출산 이후 1년까지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12일 서울 남대문로 씨제이그룹 본사에서 여성부와 ‘여성친화 기업문화 확산 협약식’을 열고 현재 전체의 18.5%(850명)인 여성인력 비중을 2013년까지 30%로 끌어올리고, 과장급 이상 간부 비중은 8%에서 2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수 씨제이제일제당 대표와 변도윤 여성부 장관 등이 참석해 출산·육아를 뒷받침하고 여성 리더십을 키우는 인사 정책을 약속했다.
주력 사업의 소비자가 주로 여성인 씨제이그룹은 다른 기업에 견줘 기업문화가 여성 친화적이다. 최근에는 공채 때마다 평균 35%의 여성 합격자를 내고 있으며 그룹 전체 여성인력 비중도 정규직 기준으로 45%에 이른다.
과장급 이상 여성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과장급 이상 여성이 2002년 3.1%였으나 현재 8%이고, 그룹 전체로 보면 11.4%로 더 높다. 올초 그룹 임원인사에서는 씨제이엔터테인먼트에 여성인 김정아 대표를 발탁했는데, 30대 그룹에서 오너 일가가 아닌 여성 계열사 대표는 처음이다.
여성 육아휴직 이용자가 2006년 29명, 2007년 54명, 2008년 69명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등 조직문화도 ‘일과 가정의 양립’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부장·과장 같은 호칭을 쓰는 대신 서로 이름에 ‘님’자를 붙여 부르는 ‘님’ 호칭제도 여성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김진수 대표는 “21세기 기업은 남녀 가리지 않고 능력있는 인재를 원한다”며 “여성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최선의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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