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속 국내 기업들의 인사관리를 점수로 매긴 결과, 50점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엘지(LG)경제연구원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50대의 국내 기업 직장인 221명(인사관리 실무자 83명 포함)을 대상으로 인사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46.4점에 그쳤다. 일반 직장인들이 매긴 점수가 43.4점으로 인사관리 실무자들이 평가한 점수(51.4점)보다 훨씬 낮았다. 이번 조사는 인재확보와 유지, 육성 등 인사관리 대응 지수 10개 항목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계와 유통업계의 인사관리 점수가 각각 40점과 37.1점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화학·정유업계(53.9점)와 제약업계(50.4점)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원은 “위기일수록 인사관리를 잘해야 직원들의 신뢰가 높아진다”며 “인사관리 점수 하위 30% 집단의 절반 가량이 이직 의향을 보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10개 조사항목 가운데 핵심인재 이직 방지를 위한 유지활동 점수가 가장 낮았다. 응답자의 절반은 기업이 이런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기업이 위태롭다는 소문이 시장에 퍼지는 순간 경쟁사에선 핵심인재를 유치하려고 한다”며 “이런 때일수록 기업은 핵심인재를 선별하고 이들의 단속에 안간힘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인재육성을 비용 관점에서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회사가 위기 속에서도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이들은 전체의 17.7%에 불과했다. 경제위기 이후 투자가 축소된 영역에 대해선, ‘복리후생 및 보상’(45.7%), ‘인재확보 노력’(20.1%), ‘인재육성 및 교육’(13.7%), ‘인재유지’(10.0%) 등의 차례였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