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수 및 매출 추이
<1989년 7 → 2009년 1만2777개>
나홀로 가구 증가로 경기 침체에도 매출 ‘쑥쑥’
생활서비스 공간 진화중… ‘비싼 가격’ 큰 불만 올해로 국내 상륙한 지 20년째를 맞는 편의점이 경기침체를 아랑곳하지 않는 듯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통업태 가운데 매출과 점포수 증가 속도가 단연 독보적이다. 국내에는 대략 인구 4000명에 하나 꼴로 편의점이 들어서있다. 도심에선 편의점에서 몇걸음만 옮기면 다른 편의점을 볼 수 있을 정도다. 1989년 5월6일 세븐일레븐 1호점이 문을 열고 그해 전국 7개에 그쳤던 편의점은 2009년 3월말 현재 1만2777개에 이른다. 국내에서 ‘편의점 프리’지대였던 울릉도에도 지난해 8월 1호점이 들어섰다. 북한 개성공단에도 편의점 두곳이 있다. 편의점이 소비자들과 얼마나 가까운 유통업태가 되고 있는지는 가파른 매출증가세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편의점협회는 지난해 편의점 전체 매출은 6조2500억원으로, 2007년에 견줘 12.4%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이 전년보다 0.2% 줄고, 백화점 매출은 5.3% 증가한 것과 견주면 편의점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또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편의점 매출이 14.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올해 매출 성장률은 각각 6.1%, 3.1%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먼곳보다는 가까운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려 소량 구매자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소는 설명했다. ‘나홀로 가구’의 증가도 편의점한테 유리한 환경으로 꼽힌다.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편의점은 나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정 콘셉트를 가진 차별화된 점포를 내어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 곳이 늘었다. 1인 가구가 많은 대학가나 오피스텔가에는 간단 조리대나 인터넷을 설치한 편의점이 등장했고, 간단한 쌈채소나 삼겹살을 파는 곳도 생겼다. 일상 생활서비스의 공간으로 진화할 조짐도 보인다. 국세청은 오는 9월부터 세금을 편의점에서 납부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의 일상속으로 깊이 들어온 만큼, 불만도 많다. 가장 큰 불만은 제품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서울시 중구에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생수 한병(500㎖)의 가격이 각각 700원, 450원이다. 가격차이가 35.7%에 이른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가격 차이를 편의점 업태가 갖는 특성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어 인건비와 매장 유지비용 등이 두배 더 든다는 이야기다. 또 대부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들어서 높은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이유도 댄다. 여기에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슈퍼마켓에서는 무자료 거래가 많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편의점 거래는 유리알처럼 투명해서 어쩔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다. 회사 근처의 편의점을 자주 찾는다는 신진희(35)씨는 “아무리 임대료가 비싸고, 고정비용이 더 든다해도 물건에 따라 두배 정도까지 가격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소비자들에게 비싼 임대료 부담 따위를 전가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생활서비스 공간 진화중… ‘비싼 가격’ 큰 불만 올해로 국내 상륙한 지 20년째를 맞는 편의점이 경기침체를 아랑곳하지 않는 듯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통업태 가운데 매출과 점포수 증가 속도가 단연 독보적이다. 국내에는 대략 인구 4000명에 하나 꼴로 편의점이 들어서있다. 도심에선 편의점에서 몇걸음만 옮기면 다른 편의점을 볼 수 있을 정도다. 1989년 5월6일 세븐일레븐 1호점이 문을 열고 그해 전국 7개에 그쳤던 편의점은 2009년 3월말 현재 1만2777개에 이른다. 국내에서 ‘편의점 프리’지대였던 울릉도에도 지난해 8월 1호점이 들어섰다. 북한 개성공단에도 편의점 두곳이 있다. 편의점이 소비자들과 얼마나 가까운 유통업태가 되고 있는지는 가파른 매출증가세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편의점협회는 지난해 편의점 전체 매출은 6조2500억원으로, 2007년에 견줘 12.4%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이 전년보다 0.2% 줄고, 백화점 매출은 5.3% 증가한 것과 견주면 편의점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또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편의점 매출이 14.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올해 매출 성장률은 각각 6.1%, 3.1%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먼곳보다는 가까운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려 소량 구매자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소는 설명했다. ‘나홀로 가구’의 증가도 편의점한테 유리한 환경으로 꼽힌다.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편의점은 나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정 콘셉트를 가진 차별화된 점포를 내어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 곳이 늘었다. 1인 가구가 많은 대학가나 오피스텔가에는 간단 조리대나 인터넷을 설치한 편의점이 등장했고, 간단한 쌈채소나 삼겹살을 파는 곳도 생겼다. 일상 생활서비스의 공간으로 진화할 조짐도 보인다. 국세청은 오는 9월부터 세금을 편의점에서 납부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의 일상속으로 깊이 들어온 만큼, 불만도 많다. 가장 큰 불만은 제품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서울시 중구에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생수 한병(500㎖)의 가격이 각각 700원, 450원이다. 가격차이가 35.7%에 이른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가격 차이를 편의점 업태가 갖는 특성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어 인건비와 매장 유지비용 등이 두배 더 든다는 이야기다. 또 대부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들어서 높은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이유도 댄다. 여기에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슈퍼마켓에서는 무자료 거래가 많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편의점 거래는 유리알처럼 투명해서 어쩔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다. 회사 근처의 편의점을 자주 찾는다는 신진희(35)씨는 “아무리 임대료가 비싸고, 고정비용이 더 든다해도 물건에 따라 두배 정도까지 가격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소비자들에게 비싼 임대료 부담 따위를 전가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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