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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세계경제 최악 지났어도 회복은 멀어”

등록 2009-05-19 20:34수정 2009-05-19 20:35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19일 오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TV〉 창사 10돌 기념 행사인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19일 오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TV〉 창사 10돌 기념 행사인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벨경제학상 폴 크루그먼 진단
“경기하강 4~5년간 계속될 수도”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보다 더 심한 불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에 일침을 가했다. 19일 한국경제티브이(TV) 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경제지표들을 봤을 때 하강 국면이 완만하게 바뀌고 있지만, 실질적 회복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와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한 크루그먼은 미국 부시 정부 시절 금융규제 완화와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경제위기 가능성을 경고해 온 미국 내 대표적 진보파 경제학자다. 최근 들어서는 조기 경제 회복 가능성에 대해 줄곧 비관적 입장을 강조해왔다.

이날 기조연설과 패널토론을 통해 크루그먼이 전달한 메시지는 간단명료했다. 금융규제의 실패와 과다한 빚이 위기를 불렀고, 위기 극복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이번 위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우선 경제 회복 여부와 관련해 “세계경제는 이제 막 중환자실에서 나왔을 뿐 회복까지는 상당 기간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산업생산이 회복하면서 올해 9월께 침체가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노동시장 악화는 2011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2013년이나 2014년까지 경기 하강이 계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미있는 비유를 통해 1990년대 일본의 불황보다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즉 일본이 2000년대 들어 경제회복에 성공한 것은 수출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거둔 덕분이었다. 그러나 지금 세계 경제는 “다른 ‘행성’으로 수출하지 않는 한 수출 주도 회복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 상황을 봐도 경제 회복을 쉽사리 점치기 힘들다고 그는 강조했다. 저축률이 올라가고 있는데 이는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올 것이고, 주택부문의 과잉 재고로 인해 건설 부문 투자도 늘기 어렵다고 그는 내다봤다.

위기를 극복할 근본적 해법에 대해서는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솔직히 밝히면서도, 다만 “녹색 기술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원인으로 꼽은 금융규제 실패와 관련해서는 “리먼 브러더스와 같은 투자은행의 파산은 주요 상업은행의 파산과 같은 충격을 준다”며 “전통적인 상업은행에 대한 규제를 모든 금융기관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의 위기와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파산은 이번 위기의 전주곡이었는데 사람들이 이를 무시해버렸다”며 위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또 다른 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위기가 빨리 회복 안 될 것으로 보지만, 만약 너무 빨리 회복되면 사람들은 또다시 위기에 대해 잊어버릴 것”이라며 “그러면 더 큰 규모의 위기가 2018년쯤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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