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국민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재무건전성등급(BFSR)을 하향조정한 것을 비롯해 12개 국내 금융회사의 등급과 등급 전망을 낮췄다.
무디스는 20일 보고서에서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재무건전성등급을 C에서 C-로 내렸다. 한국씨티은행(C-)·기업은행(D+)·농협(D+)·수협(D-)의 재무건전성등급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전반적인 ‘신용등급’의 한 요소를 이루는 ‘재무건전성등급’은 정부 등 외부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은행의 독자적인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보조 지표로서 조달 금리와는 무관하다.
무디스는 또 민영화에 따른 정부 지원 축소 가능성을 이유로 산업은행의 시중예금등급을 Aa1에서 A1로 내리고, 국민은행의 시중예금등급도 Aa3에서 A1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해외 공모채 등 장기 외화자금 조달에 영향을 끼치는 외화채권 등급은 그대로 유지돼, 외화자금 조달 때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가 재무건전성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은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되고, 경기 둔화로 인한 부실자산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무디스의 이번 등급 조정에 대해 “예견된 일”이라며, 재무건전성등급 변동만으로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무디스의 이번 조처는 전세계 은행 등급을 재검토하려는 내부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한국만의 특별한 신용 이슈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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