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실물경제 동향
1분기 제조업 생산 16% 폭락
취업자 수도 4만5천명 줄어
월별 경기 하락은 다소 진정
취업자 수도 4만5천명 줄어
월별 경기 하락은 다소 진정
올해 들어 지방 제조업 경기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지방경제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에 서울을 뺀 지방의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줄었다. 이는 한은이 1985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대 폭으로 생산이 줄어든 것이다. 또 1분기 서울을 포함한 전국 제조업 생산 감소율(13.5%)을 웃돌아, 경기침체와 함께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권(-25.2%)이 지난해 4분기(-18.6%)에 이어 2분기 내리 하락 폭이 가장 컸고, 인천·경기권(-19.2%)과 광주·전라권(-18.0%)도 심각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생산이 11.7% 늘었던 제주지역은 올해 1분기엔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10.3% 감소로 돌아섰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1분기 지방의 제조업 업황지수(BSI)는 47로 기준치(100)를 한참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업황 지수가 기준치를 밑돌면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 수가 많다는 뜻이다. 지방 제조업 업황지수는 지난해 3분기(74)와 4분기(57)에 이어 가파른 추락세다. 고용과 소비 지표에도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1분기 지방의 취업자 수가 4만5천명이나 줄어들면서 실업률(3.6%)이 2005년 1분기(3.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부산·울산·경남권(-3만2천명)의 취업자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강원(1만8천명 증가)을 뺀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일자리가 줄었다. 1분기 지방의 대형소매점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어, 지난해 4분기(-2.4%)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 역시 감소 폭이 지난해 4분기 13.7%에서 올해 1분기에는 18.6%로 확대됐다. 다만, 월별 기준으로는 가파른 경기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제조업 생산은 1월엔 27%나 줄어들었으나 2월(-10.0%)과 3월(-10.9%)에는 감소 폭이 다소 줄었다. 1분기에 평균 72를 기록했던 생활형편 소비자전망지수(CSI)도 4월에는 82까지 올라선 것으로 조사돼, 경기가 어렵다고 보는 사람들이 아직은 많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형편지수란 앞으로 6개월 뒤의 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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