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순이익
SC제일은행 순익, 꼴찌서 1위로…파생상품 이익 커
손보사 순익, 자동차운행 줄어들어 생보사 첫 추월
손보사 순익, 자동차운행 줄어들어 생보사 첫 추월
국내외 금융위기의 여파로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 ‘실적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은행 쪽에서는 지난해 1분기 8개 주요 은행 가운데 순이익 순위가 꼴찌였던 곳이 올해 1분기에는 1등으로 올라섰고, 생명보험사 쪽에서는 10년 만에 순이익 1위 업체가 바뀌었다.
또 지난해 전체 손해보험사의 연간 순이익이 처음으로 생명보험사보다 많았다. 이런 상황은 일부 금융회사들이 파생상품 투자로 큰 이익을 내거나, 과도한 국외 투자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입는 등 주로 일회성 요인 때문이지만, 위기 상황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 에스시제일은행 예상 밖 순이익 1위 에스시(SC)제일은행은 올해 1분기 21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 은행권 통틀어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1분기에 거둔 순이익(1398억원)보다 51%가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분기 에스시제일은행의 순이익이 8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선전이다. 특히 전년동기에 견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증가한 은행은 에스시제일은행이 유일했다.
에스시제일은행 쪽은 좋은 실적을 거둔 배경에 대해 기업의 현금관리서비스, 증권관리 및 결제서비스 부문에서 높은 이익을 올렸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실적 상승에 가장 많이 기여한 부문은 변동성이 매우 큰 파생상품거래에서 거둔 이익이다. 전체 영업수익 가운데 파생상품관련 이익이 93%나 차지할 정도다.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은 것도 순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1분기 3천억원~6천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데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 대출 규모가 적은 에스시제일은행의 적립액은 1030억원에 불과했다.
■ 손보사 순이익, 처음으로 생보사보다 많아 22개 생보사의 2008 회계연도(2008년4월~2009년3월) 순이익이 6172억원으로 전년보다 70.7% 줄어든 가운데, 신한생명은 순이익(1482억원)이 오히려 10.4% 늘었다. 이에 따라 순이익 순위도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우량자산 중심의 투자 다각화로 투자이익이 늘었고, 보장성 보험 중심의 판매 강화로 보험 영업 이익도 증가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생보업계 순이익 순위 1위도 10년 만에 삼성생명에서 교보생명으로 바뀌었다. 교보생명은 2008회계연도에 전년보다 32.7% 감소한 291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반면 삼성생명은 국외채권 투자 손실 규모가 커 대손충당금을 3491억원이나 쌓는 바람에 순이익이 전년보다 84.2% 줄어든 1130억원에 그쳤다.
29개 손보사의 2008회계연도 순이익은 모두 1조3119억원으로 전년보다 21.8% 줄었다. 하지만 보험사가 순이익을 내기 시작한 2001회계연도 이후 처음으로 생보사의 순이익 규모를 넘어섰다. 이는 경제위기로 생명보험은 신계약이 줄고 해약이 늘었지만 손해보험은 경기침체로 자동차 운행이 줄어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비율)이 낮아졌고, 국외 투자자산 규모도 손보사가 생보사보다 작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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