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 잔액 추이
작년말보다 4조원 줄어
신용카드 사용 감소 탓
신용카드 사용 감소 탓
‘불황 때문에 빚도 줄었다.’ 불황 여파로 신용카드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의 가계 빚 규모가 분기 기준으로 약 6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9년 1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3월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683조6528억원으로 지난해말(688조2463억원)보다 4조5935억원 줄어들었다. 가계신용 잔액이란 가계가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가계대출 잔액에다 신용카드나 할부금융 등을 이용해 물건을 산 뒤 갚아야할 외상거래 대금(판매신용)을 더한 것으로, 가계가 갚아야할 전체 빚 규모를 뜻한다. 분기 기준으로 가계신용 잔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03년 2분기(-2525억) 이후 처음이다. 외환위기 당시인 98년에도 가계신용 잔액이 3분기 내리 줄어든 바 있다.
가계신용 잔액을 통계청이 추산한 올해 추계 가구수(1691만6966가구)로 나누면, 올해 3월말 현재 가구당 대략 4041만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말 4128만원보다 대략 87만원 줄어든 수치다.
전체 가계 빚 규모가 줄어든데는 무엇보다 앞으로 갚아야할 외상거래 대금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 잔액은 1분기 중 6383억원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판매신용 잔액은 3조9553억원이나 줄어들어 전체 가계신용 잔액 감소분의 86%를 차지했다. 판매신용 가운데서도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기관에 가계가 물어야할 대금 잔액이 3조9171억원이나 줄어들어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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