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구 5분위 소득배율
상위 20% 소득 ‘하위 8.68배’…사상 최대
오락·문화 지출 줄고, 교육·보건 지출 늘어
* 85만원 : 하위20% 소득평균, 743만원 : 상위20% 소득평균
오락·문화 지출 줄고, 교육·보건 지출 늘어
* 85만원 : 하위20% 소득평균, 743만원 : 상위20% 소득평균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20% 계층의 가계 평균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위20% 계층의 가계소득은 1.1% 늘었다. 이에 따라 상위 20%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이 8.41배에서 8.68배로 크게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2인 이상 전국가구 가운데 소득 하위 20% 계층(1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85만5900원으로 지난해에 견줘 5.1%,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으로 보면 8.9% 감소했다. 이는 경기후퇴로 자영업의 폐업이 가속화하는 등 실업이 증가하고 임금이 떨어지는 가운데,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저소득 계층이 경제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분위 계층은 조세와 사회보장비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으로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가계수지가 평균 50만원 적자였다. 가처분소득 대비 적자액의 비율은 79.6%에 이르렀다. 소득 상위 20%(5분위) 계층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742만5천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했다. 가계수지 흑자액은 256만원으로 흑자율이 42.5%였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47만6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했으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3.0% 감소해, 지난해 4분기(-2.1%)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가계수지 흑자액은 69만1300원, 흑자율은 지난해 0.3%에서 3.0%로 높아졌다.
가계의 흑자율이 높아진 것은 가계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기 때문이다. 가계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13만8천원으로 3.5% 줄었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6.8% 감소했다. 소득 3분위(-5.0%)와 4분위(-4.0%) 계층 등 중산층의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가계가 소득 감소보다 더 큰 폭으로 소비를 줄임에 따라 가계의 평균소비성향(가처분 소득에서 소비지출의 비중)은 75.6%로 3.0%포인트 하락했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자동차 구매가 큰 폭으로 줄면서 교통비 지출이 15.7% 줄었고, 주류 및 담배 지출이 13.5% 줄었다. 오락·문화 지출은 5.8% 줄었다. 그러나 교육비 지출은 3.9%, 보건 관련 지출은 5.0% 늘어났다.
다만 계층별로 보면 1분위의 경우 보건 관련 지출이 0.4% 증가에 그쳤고, 교육비는 1.7%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소비지출 가운데서는 소득세의 세율 인하로 경상조세(8만900원)가 지난해보다 2% 감소한 반면, 지난해 8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시행에 따른 사회보험료 증가 등으로 사회보장 지출(8만500원)이 10.7% 늘었다. 또, 가계 대출이 증가하면서 가계의 이자비용이 월평균 6만4900원으로 전년대비 17.2%나 증가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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