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 “시장 차별화·새시장 개척 필요”
한국 경제의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가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침체와 함께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어 경상수지는 4월 42억8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불황형’ 흑자를 이어가는 추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1일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의 한계와 과제’라는 보고서를 내어 수출부진 심화를 우려했다. 연구원은 “선박·평판디스플레이를 제외한 10대 주요 수출품목 대부분의 수출 감소율이 총수출 감소율을 웃돌아 수출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주요 교역대상인 미국, 일본, 중국의 수입 증가율도 30% 이상 감소해 우리나라의 수출부진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 “환율 추가하락이 예상돼 수출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본재 수입이 계속 줄어들고, 설비 투자도 지난해 11월 이후 두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내수 침체’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뒤따랐다.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에 의한 외화 유입 증가는 원화 가치를 과도하게 상승시키고, 통화량이 급증하면 물가상승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원자재 가격상승과 원화 환율하락에 의한 여행 증가로,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될지도 불투명하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연구원은 “시장 차별화와 새로운 시장 개척 노력 등을 통해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또 “내수활성화를 위해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서비스업 육성을 추진해야 한다”며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해 물가상승 압력을 사전에 막고 기업 구조조정펀드를 활성화해 시중유동성이 생산부문으로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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