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단기 유동성 급증’ 경고
“기업 구조조정 박차” 주문도
“기업 구조조정 박차” 주문도
이성태(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위기가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12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열린 한은 창립 59돌 기념식 축사를 통해 “최근 들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상황이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제한 뒤 “부실기업 정리가 늦어질 경우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아 금융시장이 조기에 정상화되기 어렵고 우리 경제의 대외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기준금리의 대폭 인하 등 지난 몇 달 동안의 위기 대응책이 자칫 또다른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여건이 호전되더라도 금융기관이 지나친 자산확대 경쟁에 나서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며 “그동안의 확장적 통화 및 재정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어 “앞으로 금리정책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개선 움직임이 추세적 현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빠르게 늘어난 단기 유동성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전망과 관련해 이 총재는 “우리 경제는 개선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국내외적으로 적지 않은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의 진입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세가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고 물가안정을 해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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