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피 농장에서 기르는 씨돼지. 우성 인자를 가진 돼지를 생산하기 위한 교배 실험 등이 이뤄지는 곳이다.
돈육사업 시스템화 기업 ‘선진’
단양 GGP 농장 12년째 ‘청정지대’
철저한 방역과 끊임없는 연구개발
최종목표는 수입씨돼지 의존 않는것 ‘돼지고기는 시스템입니다’ 축산전문기업인 선진이 올해 초부터 내보내고 있는 광고 문구다. 돼지고기가 ‘시스템’이라니? 선진은‘크린포크’라는 돼지고기 브랜드로 국내 관련시장에서 2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돼지고기의 원자재라고 볼 수 있는 씨돼지까지 직접 기르고 있다. 돼지고기 생산의 시스템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언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삼겹살이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철저한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씨돼지가 있어야 한다는 게 선진 쪽 설명이다. 선진은 돈육사업의 수직계열화로 차별성을 꾀한다. 품질과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 씨돼지 사육 뿐 아니라 사료 공급, 도살·가공, 최종 판매 단계까지 책임을 지고 표준화한 상품을 내놓는다. 이에 힘입어 수요 기복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고급 브랜드육 시장을 열었다. 선진은 지난해 경기 침체에도 3582억원의 매출(사료사업 부문 포함)로 35.2%나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도 크린포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늘었다. 충북 단양에 있는 선진의 지지피(GGP·Great Grand Parents·씨돼지를 키우는 농장) 농장은 간혹 돼지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주변에는 인가도, 큰 도로도 없다. 농장 앞으로는 단 하나의 비포장 길이 열려있을 뿐, 농장 뒤로는 높은 산으로만 둘러쳐져 있어 ‘천연 요새’를 방불케 했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 가능성을 물으면 이곳 돼지들에 대한 모욕이다. 선진은 1997년 11월 이곳에 농장을 세웠다. 그 뒤 12년이 흐르며 돼지 콜레라나 구제역 등 숱한 돼지 전염병이 전국에 돌았지만 이곳은 단 한번도 돼지 관련 전염병이 침입하지 못했다. 이런 철저한 방역으로, 지난 1994년에는 국내 최초로 일본에 수출하는 돼지고기에 대해 잔류물질검사 면제판정을 받기도 했다. 외부인의 지지피 농장 출입은 월요일에만 허용된다. 12시께 점심을 먹기 위해 둘러 앉은 식탁 위에는 돼지고기는 눈씻고 찾아봐도 찾아볼 수 없다. 김치찌게에는 꽁치만 떠다닐 뿐이다. 이곳 농장에는 돼지고기뿐 아니라 닭고기와 소고기도 들어오지 못한다. 만에 하나 육류에 묻어 있는 균이 돼지에게 옮길까봐 서다.
양돈 산업 계열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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