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 웹사이트 공격 확산미 ‘해킹저지 전담팀’ 계획도
미국 연방정부 기관들의 웹사이트도 최근 며칠 동안 한국과 마찬가지로 조직적인 사이버 공격을 받아 마비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계가 ‘해킹 전쟁’의 무대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다.
미국의 컴퓨터 전문가들은 이번 사이버 공격으로 연방정부 기관들의 사이트 일부가 상당히 오랫동안 장애를 일으킨 사실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웹사이트 트래픽 분석업체인 ‘키노트 시스템스’의 벤 러슐로는 교통부 누리집(홈페이지)은 지난 4일(현지시각)부터 사흘 동안, 연방거래위원회 누리집은 5일부터 이틀 동안 문제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러슐로는 “이틀 동안 교통부 누리집이 100% 마비되기도 했다”며 “이렇게 오래 문제가 지속된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국과 미국의 경우처럼 각국 정부기관 등을 겨냥한 해킹은 최근 급증 추세다. 전세계가 ‘해킹과의 전쟁’을 벌이는 셈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정부기관과 주요 민간기관을 목표로 하는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전담 팀을 만들고 이를 관리하는 ‘사이버 차르’를 임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계획을 발표하기 전달인 4월에는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차세대 전투기 F35 프로젝트 일부 자료가 해킹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연방기관 웹사이트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나 협박은 지난해 1만6000건으로 2007년에 견줘 3배로 늘어 급증 추세다. 미국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정부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만 전년도인 2007년에 비해 1500건가량 늘어난 5499건이다.
영국 정부도 지난달 사이버 공격을 방어할 새 사이버 안보 계획을 추진중이며, 이를 위해 비교적 선량한 해커들을 고용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 해커들을 주요 위험으로 꼽았다.
그루지야는 지난해 8월 러시아와 전쟁을 벌였을 때 러시아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주요 정부기관 웹사이트가 마비됐다. 러시아 정부는 자신들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에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아랍권 해커들도 지난해 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침공했을 때 이스라엘 일부 웹사이트를 마비시켰다.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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