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199개 건설사 경영성과 추이
산은 “수주호황에도 수익성 저하” 분석
경쟁심화·원자재값상승·환율불안 탓
경쟁심화·원자재값상승·환율불안 탓
국내 건설사들이 ‘외화내빈’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9일 발표한 ‘국내 건설업계 경영성과 분석’을 통해, 최근 3년간 국내 건설업계는 기존 수주 시공과 국외건설 수주 호황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수익성 저하와 재무구조 악화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조사대상 1199개 건설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36조원, 총자산은 168조원으로 2007년에 견줘 각각 14%, 22% 증가했다.
반면 수익성과 안정성 지표들은 크게 나빠졌다. 매출액에 대한 순이익비율을 나타내는 매출액순이익률은 2006년 5.3%에서 2007년 4.7%, 2008년 1.9%로 급락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업체는 325개사로 2007년에 견줘 26% 증가했다.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부채비율도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06년 182.6%이던 부채비율은 2007년 197.5%에 이어 지난해에는 224.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업체는 157개사로 2007년에 견줘 14개 늘었다.
건설사들의 재무구조 악화는 업계내 경쟁심화와 원자재가격 상승, 금리상승, 환율불안정 등에 따른 것으로 지적됐다. 대기업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중소기업은 이자비용이나 외환손실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 업종별로는 미분양주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주택건설업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시기별로 보면 2006년부터 기업규모별 수주양극화 현상이 본격화됐고, 2007년은 건설업체들의 부도와 해외건설 호황으로 업계의 희비가 교차했다. 반면 2008년에는 미분양주택 증가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맞물려 국내 건설업계가 총체적으로 위기에 빠졌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김상로 산은 경제연구소장은 “건설업계는 외형확대보다 내실경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대기업은 공사원가 관리에, 중소기업은 경영관리능력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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