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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경기도 GTX, 모스크바·파리처럼 될까

등록 2009-07-10 20:06수정 2009-07-10 20:45

지하철보다 2배 빨라…종합적 교통정책 기구 필요
* GTX : 광역급행철도
“광역급행철도는 지상에 땅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도 교통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경기도는 지난 4월 수도권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화성 동탄~고양 킨텍스, 의정부~군포 금정, 청량리~인천 송도 등 3개 노선의 광역급행철도 사업계획을 제안했다. 광역급행철도(가칭 GTX·Great Train Express)는 평균시속 30~40㎞로 달리는 현행 지하철과 달리 지하 40~50m에서 시속 100㎞이상으로 달리는 광역교통 수단이다. 대한교통학회의 용역연구 결과 광역급행철도를 이용하면, 화성에서 서울까지 출퇴근 시간은 66분에서 18분으로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해양부도 광역급행철도 타당성 조사연구에 나섰다. 경기도 교통혁명이 가능할 지 광역철도를 운행 중인 프랑스 파리,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아가봤다.

■ 잘 짜인 중앙교통행정, 시속 71㎞ 철도가 달린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께 프랑스 광역급행전철 알이알(RER) A노선의 샤를 드 골 에뜨왈역은 평일 오후에도 승객들로 북적였다. 파리의 철도지도는 14개의 지하철 메트로 노선과 5개의 광역급행전철 알이알 노선이 거미줄처럼 엉켜 있다. 1977년에 개통돼 약간 낡고 어두운 느낌의 역사는 대부분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돼 승객의 이동을 도왔다.

차량은 평균 10분에 한대씩 도착했다. 에뜨왈역에서 차량을 탄 지 2분만에 다음 정거장인 오베르역에 도착했다. 지하철 메트로를 이용하면 네 정거장(약 2.3㎞)에 달하는 거리로 평균속도가 시속 53~71㎞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알이알을 이용하면 파리에서 1시간 넘게 걸릴 거리를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파리는 1960년 파리권 정비계획에 기초해 광역급행전철 알이알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기존의 지하철 메트로를 보완해 파리도심과 외곽을 연결했다.

프랑스 철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첫번째 요인은 효과적인 중앙교통행정 체제였다. 프랑스는 대중교통 일원화를 위해 수도권교통연합(STiF)를 만들었고, 수도권교통연합은 철도를 중심으로 한 연계교통시설과의 환승 등을 통해 철도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외곽과 파리시내의 교통량 60%를 전철이 분담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최기주 아주대(교통시스템공학) 교수는 “한국은 수도권교통조합이 있긴 하지만 권한과 금전적 지원이 거의 없어 종합적인 교통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프랑스와 같이 종합적인 권한을 가진 교통정책 기구가 빨리 수립되야 하다”고 말했다.

■ 러시아, 깊지만 편리하다 지난 2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176개 가운데 가장 깊은 곳에 있다는 파르크파베트역을 찾았다. 파르크파베트역은 역사 입구에서부터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 하나로 연결돼 있다. 에스컬레이터 길이만 126m, 입구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다. 3분이 넘는 시간 동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 승강장에 도착했다. 11개 노선으로 이뤄진 모스크바 지하철은 시속 41㎞로 90초마다 한 대씩 도착했다. 배차 간격이 짧아 지하철을 놓칠까 뛰지 않아도 된다.

지하에 위치해 공기가 탁할거라는 예상과 달리 지상과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니꼴라이 표도르비치 바부쉬킨 모스크바 메트로 부사장은 “12개 노선에 각각 한두개씩 위치한 흡입구를 통해 밖의 깨끗한 공기를 빨아들이고 460개의 환기구를 통해 공기를 배출한다”며 “이 밖에도 지하철이 이동하면서 깨끗한 공기를 승강장 안으로 공급하고 빼줌으로써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은 모두 지하 50미터 이하에 위치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쟁시 방공호 역할을 하기 위해 그리고 지금은 늪지대라는 특성 때문에 지하 깊숙이 지하철을 설치했다. 경기도 역시 지하 50미터 이하에 광역급행열차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한준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개발사업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주민 보상문제인데, 지하로 들어가게 되면 그 부분을 쉽게 해결해 사업을 빨리 마무리지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지하부문 토지 사용 보상기준 조례’에 따르면 지하 40미터 이하는 땅갑의 0.2%만 보상하면 된다.


■ 수도권 집중 우려 지난 10년간 수도권성장억제 정책을 유지해왔던 프랑스가 ‘그랑파리’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광역교통인프라구축에 10년간 350억 유로 투자를 선언했다.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 역시 추가 교통망 확대가 있을 예정이라는 점에서 수도권 개발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지방분권이 비교적 잘 이뤄져 있는 외국과 달리 수도권 집중이 심각한 한국 사회에서 광역급행철도가 수도권의 외연을 확대해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승주 수도권과밀반대전국연대 대표는 “광역철도를 한다는 것은 서울 중심의 수도권 방사형 교통망을 만든다는 것인데 결국 서울 의존적 도시만 양산하게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기 전에 먼저 지역들이 어떻게 자립할 수 있는지 자족도시 계획을 세운 뒤 수도권 연계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파리·모스크바·페테르부르크/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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