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별 성장률 추이
실질 GDP 1분기보다 2.3%↑
작년 2분기와 비교땐 2.5%↓
부양효과 줄어 성장지속 의문
작년 2분기와 비교땐 2.5%↓
부양효과 줄어 성장지속 의문
‘강력한 반등세, 하지만 추진력은 갈수록 떨어질 것.’
올해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실적으로 살펴본 우리 경제의 기상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은행은 24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자료를 내어 2분기에 우리 경제가 1분기에 견줘 2.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전기 대비 기준으로, 2003년 4분기(2.6%)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2분기에 경기가 급반등한 데는 정부의 세제 혜택 등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제조업 생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2분기 민간소비는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지출이 늘면서 1분기보다 3.3%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은 전기전자와 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의 활기에 힘입어 1분기보다 8.2%나 늘었다. 이처럼 생산 활기에다 원자재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국민소득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분기보다 5.1% 늘어나, 1988년 1분기(5.7%)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 깜짝 반등세는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2분기의 성장세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경기가 워낙 빠른 속도로 가라앉은 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성격이 강한 탓이다.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진 공이 일단 바닥에 닿은 뒤에는 한 차례 크게 튀어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준 2분기 성장률은 -2.5%로 나타나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내리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민간소비 역시 지난해 2분기보다는 1.1% 줄어들었고, 설비투자 감소 폭은 무려 17%나 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 10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전기 대비 기준 성장률이 상반기 1.2%에서 하반기엔 0.3%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회복 속도가 점차 둔화하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예고한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의 ‘약발’이 서서히 떨어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의 승용차 세제 혜택이 2분기 경제성장에 미친 효과는 관련 설비투자를 늘린 효과까지를 포함해 전체 성장률(2.3%) 가운데 대략 0.8%포인트를 차지할 것”이라며 “재정지출의 기여도도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1.9%포인트가량으로 계산됐다”고 말했다. 정부 재정지출의 기여도를 전기 대비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0.7~0.8%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므로, 실질적으로 정부지출 부문을 뺀 성장률은 1% 안팎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원화 약세 효과가 줄어들고 고용시장 사정이 여전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김 국장은 “결국 고용이 빨리 회복되지 않는 한 내수가 2분기처럼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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