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진에어 등 2배 이상 늘어
국내여행 증가 등 경기침체 반사이익
국내여행 증가 등 경기침체 반사이익
저가 항공사들의 상반기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국내 저가 항공시장이 점점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9일 항공업계 집계를 보면, 제주항공은 상반기 3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7억원보다 갑절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제주항공은 현재 국내 저가 항공사 중에는 유일하게 일본·타이 등에 국제선 3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하반기에는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도입하고 기존 국내 항공사들이 운항하지 않는 동남아 틈새시장을 공략해 5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고환율과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국제선 승객이 예상보다 줄어드는 바람에, 상반기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제선 진출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오사카행 탑승률이 90% 가까이 상승하는 등 하반기엔 수익 구조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운항을 시작해 부산~김포, 부산~제주 노선을 운항 중인 에어부산도 상반기 2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분을 투자한 아시아나항공과 공급 좌석을 공유하는 ‘코드 셰어’방식이 주효했다. 에어부산은 올해 73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으며, 내년 3월 국제선 취항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도 상반기 2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02억원보다 150% 이상 급증했고, 지난 4, 5월에는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반기 54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진에어는 오는 10월 인천~방콕, 인천~마카오 노선 동시 취항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에도 뛰어든다. 지난 1월 취항한 이스타항공도 상반기 1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저가 항공사들의 매출이 급증한 것은 경기침체로 국외보다는 국내여행을 선택한 승객들이 예상보다 늘어난 덕분이다. 성수기인 7월 말~8월 초 김포~제주 노선의 평균 탑승률이 90%를 웃도는 등 저가 항공사들은 ‘제주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저가 항공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대에서 상반기 23%대를 기록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항공기 안전에 대한 승객들의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에, 국제선 취항이 본격화되는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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