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들도 북한에 장기 억류돼 있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가 풀려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13일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성명을 내어 “개성공단에 억류되어 있던 근로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어 매우 환영한다”며 “그동안 주재원들과 그 가족들이 신변 불안을 느껴 개성공단 근무를 꺼렸는데 이러한 문제가 해소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재원들은 규칙을 잘 지키고 남북 당국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꽁꽁 얼었던 남북관계가 개선돼 개성공단이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를 조심스럽게 지켜봐왔다. 현 회장의 방북 성과로 개성공단이 다시 안정된다면 주문을 중단했던 거래업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일부 입주기업 대표들의 경우, 유씨의 석방이 일시적으로 분위기를 호전시키는 데 그쳐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후속 조처를 요구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녹색섬유 박용만 대표는 “(현대아산 직원에 대한 석방이) 남북 당국간 정치적 계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닌 진정성이 담긴 결과여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입주기업들이 마음놓고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이 조속히 시장원리에 따라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다른 입주기업의 한 임원은 “유씨의 석방을 계기로 당장 개성공단 생산품에 대한 바이어들의 주문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숙사와 탁아소 건립, 도로확충 등 남북관계 경색으로 그동안 미뤄놨던 일들을 하루빨리 재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쪽은 그동안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기숙사 건립과 도로확충 등을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유씨 문제가 개성공단의 가장 큰 현안이라며 거부해왔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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