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가구 실질소득 증감률
고용사정 호전 안돼
지난 2분기에 지표상 경기가 크게 호전됐지만, 도시근로자 가구의 실질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감소폭이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도시 지역의 근로자 가구와 자영업자 등을 포함한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도 연초부터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가계는 소득 감소만큼 소비지출을 줄이지 못해 가계수지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8일 내놓은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2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71만1500원으로 지난해 2분기 379만2700원에 견줘 2.1% 줄어들었다. 물가상승분을 제거하고 산출한 실질소득으로 보면, 1년 전에 견줘 4.8%나 감소했다.
도시근로자 가구 실질소득은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해 4분기에 0.9% 감소세로 돌아선 뒤 지난 1분기 3.7% 감소에 이어 이번에 감소폭이 더 커졌다. 이는 2분기에도 고용사정이 나아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2%(실질소득 기준 3.9%) 줄었다.
전국 가구의 2분기 실질소득도 지난해 2분기에 견줘 2.8% 줄어들었다. 지난 1분기 3% 감소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계층별로 소득 증감률을 보면, 소득 하위 20% 계층(1분위)의 명목소득은 2.7% 줄어, 상위 20% 계층(5분위, -2.2%)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명목소득에서 세금과 이자지출 등을 뺀 가처분소득의 경우 격차가 더 커서 상위 20% 계층은 2.0% 감소한 데 반해, 하위 20% 계층은 5.1%나 줄었다.
가계는 소득 감소폭에 견줘 소비지출은 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가구의 2분기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와 견줘 1.1% 줄어드는 데 그쳐 실질소득 감소율(-4.8%)보다 크게 낮았다. 이 때문에 가계수지 흑자율이 지난해 2분기 25.1%에서 23.5%로 크게 떨어졌다.
가계는 주류(-5.3%), 담배(-9.9%) 등에 대한 지출을 많이 줄였으나, 보건비(22.5%)와 교육비(4.4%) 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남구 김기태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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