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산업별 생산지수 증감율
‘7월 산업활동동향’ 살펴보니
광공업생산 6개월째 증가…자동차·반도체 호황 영향
정부지원·재정지출 줄어 소비·투자는 다시 뒷걸음질
광공업생산 6개월째 증가…자동차·반도체 호황 영향
정부지원·재정지출 줄어 소비·투자는 다시 뒷걸음질
3분기의 첫 달인 지난 7월의 ‘산업활동동향’ 지표는 2분기에 매우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우리 경제가 3분기 들어서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정부의 세제지원과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은 2분기의 급격한 회복세가 3분기 들어서는 조금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해줬다. 한편으로 최근의 경기 회복세가 자동차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초호황에 힘입은 것임을 또렷이 보여줘, 경기 회복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구심을 갖게 했다.
31일 통계청 발표를 보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광공업 생산은 7월에 전달보다 2.0% 증가하면서,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월대비로도 0.7% 늘어나면서, 10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의 호조는 반도체 및 부품과 자동차 분야가 각각 17%씩 생산이 늘어난 데 크게 힘입은 것이다. 이들 두 업종은 광공업 전체에서 23%가량의 비중을 차지해, 전체 생산 증가율을 4.61%포인트나 끌어올렸다.
두 업종 외에는 선박 등 기타운송장비(15.8%)의 생산 증가 폭이 컸다. 그러나 1차 금속(-10.7%), 영상음향통신(-10.5%), 기계장비(-17.7%), 금속가공(-9.0%) 등 주요 업종 상당수가 여전히 깊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은 6월에 전월대비 1.9%(전년 동월대비 2.8%) 늘어나면서 회복 기미를 보였으나, 7월에는 다시 전월대비 0.8% 감소하는 등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업 분야도 금융 및 보험업(6.4%), 부동산업 및 임대업(7.7%)과 보건·복지 서비스업(8.5%)은 활기를 띠고 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거래 시장의 활기, 정부 재정 지출 확대에 힘입은 것이다. 하지만 운수업(-7.7%)을 비롯해 도소매업(-1.5%), 교육서비스업(-2.5%), 음식숙박업(-1.5%) 등의 업황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몇 달째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와 투자 관련 지표도 7월 들어서는 다시 뒷걸음질을 쳤다. 소비재 판매액은 전달보다 1.6% 감소했다. 승용차 판매가 정부의 세제 지원 축소로 전달보다 22.2%나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주었다. 정부의 공격적인 재정지출 덕에 호황을 누렸던 토목건설 부문이 위축되면서, 건설기성액도 전달에 견줘 8.9% 감소했다. 공공부문 건설수주는 지난 6월의 경우 전년 동월대비 310.3%나 증가했으나, 7월에는 증가율이 111.7%로 떨어졌다. 설비투자지수도 전달보다 11.6%나 감소하는 등 다시 얼어붙었다.
물론 설비투자를 제외하고는 이들 지표의 전월대비 감소폭이 6월의 전월대비 증가 폭을 다 까먹은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민간부문이 아직 스스로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미약한 내수 부문을 대신해, 수출이 성장동력이 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관세청 집계를 보면, 8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3.5% 감소해,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남구 황보연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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