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달만에 ‘부정적’→‘안정적’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하나인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지 9개월 만인 2일 ‘안정적’으로 다시 되돌렸다고 기획재정부가 이날 전했다. ‘안정적’ 등급 전망은 현재의 신용등급 수준이 적정하고 당분간 유지된다는 뜻이다. 피치가 매긴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은 2005년 10월24일 이후 ‘A+’를 유지하고 있으며, 무디스(A2)나 스탠더드앤푸어스(A)에서 매긴 등급보다 한 단계 높다.
피치는 국가 등급 전망을 올린 이유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금융 및 재정 정책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들었다. 경상수지 흑자, 단기외채 감소 및 외환보유액 확충 등으로 대외채무 상환불능 우려가 개선됐으며 2분기의 높은 성장률 등 한국 경제가 강한 회복력을 보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피치는 이날 한국전력, 토지공사, 도로공사, 지역난방공사, 가스공사, 한전 발전 자회사 6곳 등 국내 공기업 11곳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높였다. 피치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됨에 따라 국가와 같은 신용등급인 11개 공기업의 등급 전망도 같이 올렸다”고 밝혔다.
피치는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때 피치는 6개국의 등급 전망과 4개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올해 신용 등급이 원래대로 돌아온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발생한 경제위기에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대처해 나갔음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라며 “대외 신인도 제고로 한국 금융기관 및 기업의 해외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해외 투자자의 투자 심리를 자극해 주식 및 채권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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