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위…지난해 보다 4계단↑
세계은행이 평가한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183개국 가운데 19위를 차지했다. 정부는 첫 10위대권 진입이라며, 규제완화 등 기업환경 개선 노력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자평했다.
9일 세계은행이 18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기업환경 평가 2010(Doing Business 2010)’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올해 19위로 지난해 23위에서 4계단 상승했다. 2003년 세계은행이 기업환경을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순위다. 아시아권에선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와 홍콩(3위), 태국(12위), 일본(15위) 등에 이어 5위 수준이다.
기업환경 평가 보고서는 매년 각 나라별로 창업이나 고용, 자금조달, 세금납부 등의 기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절차 및 비용을 계량화해 순위를 매겨왔다. 우리나라의 순위가 올해 4계단 상승한 것은 ‘창업’(126→53위)과 ‘국제교역’(12→8위) 부문의 제도개선이 반영된 탓이다. 창업은 최저자본금제(5000만원)가 폐지된 영향이 컸고, 국제교역의 경우 전자통관시스템 도입으로 수출입서류가 간소화되면서 순위가 올랐다.
또 ‘채권회수 절차’(8→5위) 항목이 전년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다른 나라의 제도개선에 따른 순위 변동이다. ‘고용’(152→150위)의 경우, 근로시간경직성의 평가기준이 바뀌면서 순위가 올랐다. 야간·휴일근로의 제한 규정이 있으면 무조건 경직된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초과수당 금액에 따라 평가 기준을 세분화한 탓이다. 반면 ‘재산권 등록’(67→71위)과 ‘투자자 보호(70→73위)’ 등의 항목은 순위가 하락했다.
전날 공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6계단 하락해 전전긍긍했던 기획재정부는 이날 세계은행의 보고서를 크게 반겼다. 지난해 법인세 인하 등의 내용이 평가 기준에 반영되면 내년 순위는 더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향후 ‘노동자 보호’ 및 ‘전력접근성’ 분야가 공식 평가 기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순위 변동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