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55) CJ 대표
CJ, 2013년 중국 매출 2조원 목표
“중국에 제2의 씨제이를 세울 계획입니다.”
씨제이(CJ) 중국 본사의 박근태(55·사진) 대표가 16일 중국 베이징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식품, 사료, 바이오 분야에서 올해 6000억원 매출이 예상되는 중국 사업을 2013년에 2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씨제이그룹은 1994년 청도식품법인을 설립한 뒤 다시다 수출로 중국에 발을 디뎌, 현재 19곳에 26개 법인을 두고 있다. 씨제이는 식품뿐 아니라 사료·바이오·쇼핑·엔터테인먼트 등 그룹이 국내에서 펼치는 모든 사업 분야를 중국에 옮겨놓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삼성·엘지 등 대기업들은 중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느라 저마다 연간 100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비용을 쓴다”며 “씨제이는 중국 내 1등 브랜드와 합작을 통해 시장에 바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우리 브랜드를 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공한 대표 사례로 베이징에서 50년 역사를 쌓은 국영식품기업 얼상과 씨제이의 두부 사업 합작을 들었다. 얼상에 씨제이의 신선식품 기술과 마케팅 기법을 접목해 2년여만에 포장두부 매출을 두 배로 키웠다는 것이다.
중국 씨제이는 5500여 직원 대부분을 현지 인력으로 채용할 정도로 현지화에 힘을 쏟았다. 칭다오에 세운 식품연구개발센터를 통해 중국인이 선호하는 닭고기 다시다를 개발한 덕분에 다시다는 베이징 조미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5%로 네슬레에 이어 2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박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서 생산한 물량 상당 부분을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씨제이 중국 사업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 매출 90%를 올린다”면서 “중국에 제2의 씨제이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이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합작 사업을 넘어 적극적 인수합병이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사료 사업은 현재 연간 17만t을 생산하는 규모인데 인수합병을 통해 4년 뒤 100만t 규모로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