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판매 실적 추이
시디금리 급등 영향…변동 3개월·고정 3년 금리차도 줄어
9월 보금자리론 판매 최대…은행들 혼합상품 등 출시 러시
9월 보금자리론 판매 최대…은행들 혼합상품 등 출시 러시
최근 두 달 새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급등하자 장기 또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큰데다 3개월 변동금리와 3년 고정금리의 금리차도 줄어들고 있어 금리 변동 주기를 장기로 가져가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또, 만기 때까지 금리가 고정된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판매량도 지난달 크게 늘어나는 등 고정금리 상품이 인기몰이에 나설 태세다.
19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매주 한 차례 금리를 고시하는 국민은행의 경우 이번 주 3개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연 4.76~6.36%로 두달 전(연 4.37~5.97%)에 견줘 0.3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3년 고정금리는 이번 주 연 6.59~7.89%로 같은 기간 0.2%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3개월 변동금리와 3년 고정금리의 금리차도 지난 8월 최대 2.02%포인트에서 이번 주엔 최대 1.83%포인트로 좁혀졌다. 이처럼 3개월 변동금리와 3년 고정금리의 격차가 줄어든 것은, 변동금리 기준 노릇을 하는 3개월물 시디금리가 3년 만기 은행채금리보다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에서도 변동금리 상품과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차는 줄어들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8월19일 금리차가 2.00~2.30%포인트였지만, 19일에는 1.54~1.84%포인트에 그쳤다. 두달 전 금리차가 2.47~2.77%포인트에 이르렀던 신한은행 역시 19일에는 2.13~2.43%포인트로 격차가 줄었고, 하나은행도 금리차가 1.67~2.27%포인트에서 1.35~1.95%포인트로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3개월 변동금리와 3년 고정금리의 금리차가 1.5~2.0%포인트 정도라면 금리 변동의 위험이 없는 고정금리를 선택해 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실제 은행 창구에서도 금리 변동 주기가 긴 대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금리 변동 주기가 1년 이상인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월 9.1%에서 지난달엔 18.4%로 갑절 이상으로 늘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3개월물 시디금리가 오르면서 고객들이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금리 변동 주기를 길게 가져가려고 한다”며 “금리 변동 주기를 6개월 이상으로 할 경우 가산금리를 0.3%포인트 줄이는 등 은행 쪽이 정책적 노력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만기 때까지 금리가 고정되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판매 실적도 덩달아 급증했다. 지난 9월 보금자리론 대출액은 6572억원으로 8월(4876억원)에 견줘 34.8%나 증가했다. 월별 대출액으로는 2005년 3월(6864억원) 이후 최대치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시디금리가 꾸준히 상승세를 타면서 순수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만기에 따라 연 5.7~6.35%로 시중은행의 3개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금리가 1%포인트 정도밖에 높지 않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은 다음달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단기금리와 장기금리를 혼합할 수 있는 ‘신한금리혼합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농협도 대출 기간 중 금리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전환형 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앞으로 고객의 금리 선택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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