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이 20일 오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이다 이에 항의하는 여·야 의원들이 퇴장해버리자 팔짱을 낀 채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다. 정장선 지경위원장은 이날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임 사장과 한국전기안공사 직원들을 국감장에서 내보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공사보다 사장 얼굴 알리는 홍보’ 지적에
공천탈락한 지역구 방송사에 광고비 2억원 집행
대형마트 광고동영상에 하루 100차례 얼굴 노출
공천탈락한 지역구 방송사에 광고비 2억원 집행
대형마트 광고동영상에 하루 100차례 얼굴 노출
“대형마트 광고물에서 하루 100차례나 사장 얼굴이 나온다. 예산 낭비 아닌가?”(최철국 민주당 의원) “내가 3선 의원을 지냈다. 내 얼굴이 나오면 회사 홍보가 잘된다.”(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2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임인배 전기안전공사 사장이 ‘기업 홍보를 구실로 자신을 위한 정치활동’을 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임 사장은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가 속한 대구·경북지역 방송사에 광고홍보비를 2억원이나 쓰는가 하면, 대형마트 등에서 자신의 자서전 내용을 홍보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임 사장은 지난해 취임 뒤 10개월간 143차례나 기자간담회를 연 사실을 비롯해 도마에 오른 ‘수상한’ 홍보 내용에 대해 모두 시인하면서도, 문제 될 게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날 주승용 의원(민주당)은 최근 3년간 공사의 광고·홍보 명세를 근거로, “공사가 이례적으로 올해 3월부터 대구·경북지역 방송사인 티비시(TBC)에 월 2000만원씩 7개월간 총 1억4000만원, 대구 엠비시(MBC)에 7월부터 3개월간 총 6000만원의 광고홍보비를 집행했다”며 “임 사장의 전 지역구인 경북 김천에 방송이 나가는 언론사에 집중 지원한 것”이라고 따졌다. 15~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임 사장은 지난해 한나라당 김천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사 쪽은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역 방송사로 확대해 시행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전국 방송을 내보내는 한국방송 등과 전기안전 캠페인 광고 계약을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최철국 의원은 “공사가 광고·홍보비로 지난해 31억원, 올해 9월까지 21억원을 썼는데, 전기안전 캠페인 대신 사장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광고가 수두룩했다”고 추궁했다. 임 사장은 자서전에서 내세운 핵심 경영전략인 ‘1초 경영’을 앞세운 회사 동영상 광고물을 만들어, 롯데마트 51개 점포에서 하루 78차례, 이마트 20개 점포에서 하루 100차례 이상 내보내고 있다. 김재균 의원(민주당)은 “한나라당 간부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글로리아 오페라단의 10만원짜리 티켓 구입에 무려 2660만원이나 썼다”며 ‘정치경영’에 가까운 임 사장의 행보를 비판했다. 지난 20일 불성실한 답변 태도로 국감장에서 쫓겨났던 임 사장은 이날도 ‘아슬아슬한’ 답변으로 빈축을 샀다.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냐’는 최 의원의 질문에, 임 사장은 “(의원 하면서) 상임위원장 등을 두루 거쳐 더 할 게 없다. 지금 상태로는 정치 말고 시이오(CEO)로 커볼까 한다. 나중에 간사(최 의원) 님도 다 공기업 갈 텐데 …”라고 답변했다. 이런 발언에 격분한 정장선 지식경제위 위원장은 “어제는 찾아와서 (공사를)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반박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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