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뒤 GDP 및 취업자 증감률
[3분기 GDP 2.9% 성장]
성장발판인 제조업 고용창출력 떨어지고
경제활동 복귀 어려운 자영업·일용직 타격
성장발판인 제조업 고용창출력 떨어지고
경제활동 복귀 어려운 자영업·일용직 타격
고용 사정은 경기회복에 견줘 개선 속도가 더디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취업자 수와 국내총생산이 과거 수준을 회복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고용회복은 경기회복보다 3개월쯤 뒤처졌다. 이번에도 경기회복 속도로 봐서는 4분기엔 고용이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취업자 특성을 보면, 이번에는 외환위기 때와 달리 고용의 본격적인 회복이 훨씬 더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외환위기 당시 고용회복이 시작된 99년 2분기의 경우, 자영업주와 일용직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견줘 각각 0.5%, 42.5%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상용직은 -8.0%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상용직 노동자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비정규직으로 전락함에 따라, 고용의 질이 나빠지는 대신, 취업자의 수는 증가한 것이다.
반면 올해 3분기에는 상용직이 4.2%의 증가한 데 비해, 자영업주(-4.6%)와 일용직(-7.5%)은 침체 상태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경제위기에선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친 상용직 일자리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며 “영세 자영업주와 일용직의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되면 상당수가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기 때문에 쉽게 경제활동에 복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성장을 이끄는 제조업의 고용창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제조업의 고용유발계수(10억원을 투입했을 때 창출되는 일자리 수)는 2000년 8.8명에서 2007년 6.6명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3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전기 대비 8.7%에 이르렀지만, 같은 기간 제조업 취업자 수는 오히려 5만1000명이나 줄었다. 외환위기 뒤에는 벤처붐이 일어 실업자를 흡수하는 완충지대가 됐지만, 이번에는 그런 완충지대도 눈에 띄지 않는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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