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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스티글리츠 “한국, 미국식 따라 말길”

등록 2009-10-27 19:25수정 2009-10-27 21:56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새 거시금융체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새 거시금융체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시금융체제’ 서울대 강연
“금융규제 정부가 나서야”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미국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등에) 엄격한 긴축정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똑같은 사람들이 미국발 금융위기 수습 과정에서는 당시 자신들의 조언과 정확히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66)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27일 오바마 정부의 금융개혁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금융규제 강화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서울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위기방지형 거시금융체제’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미국 정부가 대규모 구제금융을 통해 금융위기에 책임이 있는 금융회사 주주들까지 다 살려내는 무원칙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회사 경영진이 투자에 성공하면 큰 이윤을 가져가지만,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고 세금으로 메워주는 잘못된 보상체계가 금융위기를 불렀음에도 미국 정부가 이에 대해 메스를 대지 못했다는 뜻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부터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또 스티글리츠 교수는 “위기 이후 1년 동안의 세월을 돌아보면 모든 사람이 다 패자로 전락했지만, 유일하게 은행가들은 승자로 살아남았다”며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은행가들에 대한 잘못된 보상체계는 오히려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오바마 정부의 금융개혁에 대해서 거의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진정한 금융개혁은 위기가 한번 더 와야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해 오바마 정부의 금융위기 대응책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금융 규제와 관련해서 스티글리츠 교수는 “규제를 하지 않고 시장에 맡겼을 경우 해당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전반에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런 ‘외부효과’ 때문에 자율 규제는 안 되고 정부가 직접 금융기관에 대해 규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또 그는 지나친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아이슬란드의 예를 들며, 소규모 개방 경제의 경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자본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신흥시장국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고 있고 이는 거품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자본 유출입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통해 사전에 위기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뜻을 그는 밝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국이 추구해야 할 금융시스템과 관련해서는 “미국식을 따라가지 말라”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그는 “다양한 좋은 아이디어로 금융규제를 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는데 이를 보고 배워야 한다”며 “금융규제가 외국 자본 유치의 걸림돌이 아니라, 규제를 잘해서 금융이 안정된 나라에 오히려 외국 자본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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