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달러캐리 모니터링 강화 등 대비해야”
신흥국 금융시장이 한순간에 위험 속으로 빠져드는 걸 막기 위해선 외국인 자금 유출입의 급격한 쏠림현상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이 이른 시일내에 출구전략 시행에 나서면 최근 확산되고 있는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급작스레 청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달러 캐리트레이드란 저금리 통화인 달러화를 빌려 고수익이 예상되는 나라의 자산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달러화 및 엔화의 글로벌 캐리트레이드 비교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캐리트레이드가 재개되는 가운데 달러화가 전통적 조달통화인 엔화를 상당 부분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세계경제 회복세와 맞물려 신흥시장국의 외화자금 사정을 개선시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금의 과도한 유입으로 신흥시장국의 환율절상과 통화 증발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의 출국전략이 예상보다 빨리 시행돼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되면서 신흥국 시장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짧은 시간에 빠져나가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최근 주요 국가 기준금리가 대부분 1%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므로 미국 금리가 조금만 상승해도 캐리트레이드의 조달통화가 달러화에서 다른 통화로 급격히 바뀔 수 있어 달러 캐리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신흥시장국 정책 당국은 달러화 중심의 캐리트레이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자금 유출입의 급격한 쏠림현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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