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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10년 끌어온 삼성차 부채 청산시점 ‘재깍재깍’

등록 2009-11-17 14:20수정 2009-11-17 14:39

삼성생명 주요 주주현황
삼성생명 주요 주주현황
삼성생명 상장 급물살 왜
항소심 판결 임박하자 자금확보 나선 듯
지배구조 개편·지주회사 전환 계기될수도
상장(기업공개)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던 삼성생명이 16일 전격적으로 상장 추진을 공식화한 배경에 금융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생명 쪽에서는 “자본확충을 통해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기 위해 상장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 해소와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 개편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 상장 통해 삼성차 부채 문제 해결

생보사 상장 문제는 상장 차익을 주주와 계약자 중 누구의 몫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를 놓고 무려 18년간 논란을 벌여오다, 지난 2007년 4월 시민단체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가 상장 차익을 주주의 몫으로 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후 지난 10월 생보사 가운데 동양생명이 처음으로 상장을 했고, 미래에셋생명과 대한생명이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상장과 관련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오다가, 최근 들어 적극적 상장 추진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차 부채 관련 소송에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면서 상장을 더 늦추기 힘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1999년 삼성자동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의 손실이 발생하자 이건희 전 회장 소유의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에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했다. 삼성은 2000년 말까지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빚을 갚고, 부족하면 이 전 회장과 계열사들이 책임지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생보사 상장 문제가 계속 꼬이면서 채권단은 2005년 12월 삼성차 부채 2조4500억원과 연체이자를 포함해 총 4조7380억원을 상환하라며 이 전 회장과 삼성 계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지난해 1월 1심 재판부는 삼성 계열사들이 채권단 소유의 삼성생명 주식을 대신 처분해 2조3000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어 지난 8월 항소심 재판부가 삼성과 채권단 간에 조정을 권유했고, 늦어도 내년 초 재판부 교체 전까지는 항소심이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되자, 삼성이 삼성생명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삼성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2007년 생보사 상장이 가능해진 이후에도 삼성생명이 상장을 미뤄온 것은 지배구조 문제 때문이었다. 2008년 말까지 삼성생명 1대 주주는 에버랜드였다. 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지분의 19.34%(은행 신탁분 6%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생명이 상장을 하면 에버랜드 보유의 삼성생명 주식이 시가로 평가되면서 에버랜드 보유 삼성생명 주식은 에버랜드 전체 자산의 50%를 넘게 된다. 이 경우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을 자회사로 두는 금융지주회사로 간주된다. 금융지주회사법은 지주회사(에버랜드) 소속의 금융사(삼성생명)는 제조업체를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 지분의 7.21%를 갖고 있는 삼성생명은 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하고, 결국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그룹과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으로 쪼개지게 된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그룹 임원들 이름으로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차명 주식을 ‘삼성 특검’ 사태 뒤인 올해 1월 실명으로 전환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이 전 회장이 20.76% 지분율로 에버랜드를 제치고 1대 주주가 됨으로써, 금융지주회사법에 얽힌 ‘금산 분리’ 족쇄를 벗어나게 됐다. 그렇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1대 주주인 이 전 회장과 에버랜드의 지분 차이는 1.42%포인트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전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의 일부분을 이재용씨에게 상속을 하거나 상장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각할 경우 다시 에버랜드가 1대 주주가 돼 금융지주회사법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삼성생명 상장 뒤에도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셈이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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